[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국내 대표적인 수출품목인 선박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하반기 본격적인 반등세로 돌아서며 국내 수출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업황부진으로 지난 2~3년간 수출액이 급감한 탓에 기저효과로 보는 시선도 있다.
1일 정부가 발표한 7월 주요 품목별 수출입동향을 보면, 선박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3%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지난 6월 7.2% 증가하며 1년 가까이 지속됐던 하락세가 반등한데 이어 두달 연속 증가세로, 선박 수출액이 두자릿수 이상 증가한 건 201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조선(造船)은 국내 대표적인 수출품목으로 2011년에만 해도 566억달러어치를 외국에 팔아 국내 전체 수출액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에 중국 조선업계의 급격한 부상으로 일감이 줄면서 급감했다.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수출액은 189억달러로 전체 품목 가운데 6.8% 정도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들어서는 선박분야 수출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내다 봤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FPSO와 같은 고가의 해양플랜트 수출이 늘면서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역시 하반기 들어 주요 조선업체들이 드릴십ㆍLNG선과 같은 설비를 외국 선주에 인도해 지난해 하반기보다 60% 이상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 봤다.
선박ㆍ해양플랜트 분야 수출이 이처럼 들쑥날쑥한 양상을 보이는 건 외국 선사가 발주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선해양분야 불황이 지속되면서 발주처의 지금대급 방식이 해당 설비를 인도받을 때 상당부분을 지급하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바뀐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선박건조 공정 가운데 5단계에 나눠 균일하게 지급하는 방식이 통용됐었다.
두달 연속 수출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2~3년간 수출이 급감하면서 기준치가 낮아진 만큼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는 해도 절대금액으로 따지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7월 선박 수출액은 21억4100만달러로 지난해 월 기준으로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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