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일본의 적극적인 대외개방정책에 대항해 한국이 기존에 맺은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의 활용도를 높여 주요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펴낸 'FTA, 일본의 추격이 거세진다'는 보고서를 보면, 일본은 오는 15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제18차 환태평양 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 협상은 지금껏 체결됐거나 논의중인 전 세계 경제동맹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앞서 지난 수년간 일본이 대외개방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보여주는 적극적인 FTA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페루와 FTA를 발효했으며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몽골ㆍ캐나다ㆍ콜롬비아와 FTA 협상을 시작했다. 한중일 FTA나 TPP와 맞먹는 규모의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위한 협상에도 참여했다.
명진호 수석연구원은 "최근 일본의 적극적인 FTA 추진은 경쟁국에 비해 뒤쳐진 FTA를 따라잡을 필요성과 경제 재건을 위한 주요 성장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일본이 추진하는 대부분의 FTA는 한국과 경합하는 형국이다. 미국ㆍEUㆍ페루ㆍ터키ㆍ콜롬비아 등은 일본이 추격하는 양상이며 호주ㆍ캐나다 등은 한국과 일본 양국이 경쟁하는 시장이다. 몽골의 경우 일본이 먼저 협상을 개시하며 한 발 앞서고 있다.
일본이 이처럼 FTA에 적극 나서는 건 대외개방을 통해 교역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의 FTA교역비중은 전체의 18.9% 수준. 한국(35.2%)이나 중국(21%), 미국(38.7%)보다 뒤쳐져 있다. 향후 5년 내 70% 선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미국ㆍ유럽 등 거대 경제권과의 동시다발적인 FTA를 통해 그간의 열세를 회복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주요 산업분야에서 기업군이 겹치는데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국은 일본의 이 같은 FTA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명 수석연구원은 "일본이 미국ㆍEU 등과 FTA를 타결하고 발효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기존 체결된 한미FTA, 한EU FTA 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며 "현재 논의중인 경제통합 논의에 주력하는 한편 TPP 참가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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