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강 투신 성재기, "목숨 담보로 한 무모한 퍼포먼스"

시계아이콘01분 1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SNS 생중계된 자살현장 … 나흘째 실종 상태
전문가 "현장에 있던 사람들 자살방조는 심각"


한강 투신 성재기, "목숨 담보로 한 무모한 퍼포먼스" ▲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서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투신하는 순간을 남성연대 회원과 방송국 카메라기자가 촬영하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의 생사 여부가 나흘째인 29일 오전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생명을 담보로 한 무모한 퍼포먼스가 결국 참담한 비극적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그대로 생중계됐다.


전문가들은 "목적을 위해 수단이 정당화되는 사회풍조와 안전불감증이 결합한 최악의 사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깜짝 이벤트'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이를 방조하는 세태가 낳은 '참사'라는 것이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성 대표의 퍼포먼스는 충격적인 사건을 일으켜서 사람들의 의식을 모으고 자신의 뜻을 이루려는 비합리적인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만에 하나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투신을 통해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지나친 성과주의,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이성적인 판단이 막혀버리고 감정적으로 치우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설사 성 대표의 주장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할지라도 이런 극단적인 방법으로 원하는 바를 얻는다면,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 또한 같은 방법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하는 시도가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퍼포먼스를 함께 기획한 남성연대 관계자들과 이 모습을 촬영한 방송사 카메라기자 등도 퍼포먼스의 위험성보다는 충격적인 상황을 알리는 데만 몰두해 결과적으로 투신을 방조하고 나아가 부추겼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성 대표가 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을 찍은 사진은 성 대표의 트위터에 올라왔다가 한시간여 후에 삭제됐는데, 이 사진은 당시 함께 있던 남성연대 회원이 찍어 성 대표의 계정에 대신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예방 전문가인 이광자 이화여대 간호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 '어차피 죽을 사람 말릴 수 없다'는 식으로 자살을 쉽게 생각하고 생명을 경솔하게 여기는 세태가 만연하다"며 "사회 전체가 자살에 무감각해진 나머지 투신 이벤트 자체를 가볍게 여겼다"고 개탄했다.


이 교수는 "자살을 퍼포먼스의 소재로 생각하고 이를 방관한 사람 모두 반성해야 한다"며 "특히 공개된 자살 행위의 경우 모방자살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 끼칠 영향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성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군필자 가산점 제도' 폐지 논란을 계기로 이른바 '남성 권익 개선운동'에 뛰어 들어 2008년 남성연대를 만들었다. 2011년 정식 시민단체로 인정받은 뒤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상근직원 3명과 함께 활동해 왔다.


회원들의 회비와 기부금 등으로 운영되던 남성연대는 최근 재정난에 시달려 왔다. 성 대표 역시 투신 하루 전인 25일 남성연대 홈페이지를 통해 "부채를 갚기 위해 시민들이 십시일반 1억원을 빌려 달라"며 투신을 예고했다.




조인경 기자 ik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