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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IBAF 고군분투에 찬물 끼얹는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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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IBAF 고군분투에 찬물 끼얹는 MLB 버드 셀릭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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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병’ 기자 시절 귀찮은 일이 몇 가지 있었다. 부서 공용 기사를 스크랩하는 일이 가장 하기 싫었고, 이 일에 버금가는 게 텔렉스로 끊임없이 들어오는 AP, AFP 등 외신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두루마리 종이에 특유 ‘찌리릭 찌리릭’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외신에서 스포츠 기사를 따로 뽑는 작업은 적잖은 시간을 요구했다. 모든 외신이 기사화된 건 당연히 아니었다. 테니스, 복싱 정도가 지면에 반영됐고, 나머지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쓰레기통으로 들어간 텔렉스 용지의 상당량은 크리켓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야구의 사촌쯤 되는 크리켓은 호주,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 등 50여개 영연방 나라에서 성행하고 있다. 꽤 많이 벌어지는 경기 탓에 관련 기사를 골라내는 일은 귀찮기 그지없었다.


크리켓은 올림픽 종목이 아니다. 일정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 뿐 동아시아, 북중미, 남미 등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지 않았다. 크리켓 외에도 미식축구, 오스트레일리안 풋볼 등이 특정 지역에서 인기를 과시하지만 올림픽 무대에 오르진 못하고 있다. 이들 종목과 비슷한 럭비는 1924년 파리 대회에서 15인제가 한 차례 열렸을 뿐 오랜 기간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런 럭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7인제 경기가 정식 종목으로 열린다. 경기는 2020년 대회(도쿄, 마드리드, 이스탄불 가운데 하나)에서도 열린다. 국제럭비연맹으로선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는 종목의 경기 단체들이 올림픽처럼 4년에 한 번씩 치르는 국제종합경기대회가 있다. 1981년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서 창설 대회를 연 월드 게임이다. 런던(영국 1985년), 칼스루헤(서독 1989년), 헤이그(네덜란드 1993년), 라티(핀란드 1997년), 아키타(일본 2001년), 뒤스부르크(독일 2005년), 가오슝(대만 2009년) 등이 대회를 개최했는데 2013년 대회는 지난 26일 개막해 다음 달 5일까지 콜롬비아 칼리에서 펼쳐진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에 당구, 볼링, 댄스스포츠, 핀수영, 에어로빅 체조, 라켓볼, 롤러, 클라이밍, 수상스키, 공수도 등 10개 종목 5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스포츠팬들에게 어느 정도 낯이 익은 선수로는 당구의 김가영, 클라이밍의 김자인 등이 있다.


올림픽 종목인 리듬체조와 올림픽 재진입 예정 종목인 럭비 7인제도 있지만 나머지 종목은 모두 비 올림픽 종목이다. 1900년대 초반 올림픽에서 다섯 차례 정식 종목으로 열린 줄다리기와 무예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낯이 익은 주짓수, 가라테 등도 정식 종목으로 벌어진다. 여기엔 일본의 씨름인 스모도 포함된다. 이들 종목들은 언젠가는 올림픽 무대에 서겠단 꿈을 안고 자기 종목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1981년 제1회 월드 게임 종목 가운데 하나였던 배드민턴과 야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됐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대열에 가세했고, 트램펄린은 시드니 대회에서 체조의 세부 종목으로 올림픽 진입의 꿈을 이뤘다. 태권도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 시범 종목으로 첫 선을 보인 뒤 정식 종목이 되기까지엔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런 올림픽을 우습게 보는 종목이 있다. 야구다. 버드 셀릭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지난 17일 미국야구기자협회와 가진 정례 모임에서 올림픽 기간 메이저리그 중단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했다. “(리그를 중단한다면) 추수감사절 기간인 12월 1일에도 야구를 하게 될 것”이라 강조하며 올림픽에 큰 관심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야구는 지난 5월 3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레슬링, 스쿼시와 함께 2020년 하계 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될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2008년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밀려난 야구가 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국제야구연맹(IBAF)은 이번 월드 게임에서 초청 종목으로 열리는 소프트볼과 손을 잡고 남녀부 종목으로의 변신을 이뤘다. TV 중계 문제 등과 관련해 9이닝 경기를 7이닝으로 줄이겠단 파격적인 제안도 해 놓았다.


국제 야구계의 끊임없는 노력에 메이저리그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 또 하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영구 제명될지도 모른단 소식은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금지약물 문제와 관련해 메이저리그는 IOC의 엄격한 잣대에 절대 맞출 수 없다. ‘약물에 젖은’ 메이저리거가 올림픽에서 뛰는 일은 없을 듯하다.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보다 자기들끼리 ‘월드시리즈’를 하는 게 나아 보인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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