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한국은 모든 경기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주고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다. 많은 기회에서 골을 넣었다면 대회 성적도 달랐을 것이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축구A대표팀 감독이 한국에 대해 호평을 남겼다.
한국은 28일 오후 8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최종 3차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2무1패(승점 2)에 그치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반면 일본(승점 7)은 중국(승점 5)을 제치고 사상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자케로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새로 발탁한 선수가 16명이나 되고, 무더운 날씨 등 힘든 점이 많았다"라며 "전반적으로 무승부가 많은 대회에도 2승을 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대회 총평을 남겼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젊은 선수를 실험할 수 있었다"라며 "이들이 '공격 축구'란 우리 팀의 철학을 잘 이해하면서 많은 골(3경기 8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에 만족한다"라며 "일본의 두터운 선수층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대회였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케로니 감독은 2010년 여름 부임 후 네 차례 한·일전에서 2승2무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늘 좋은 기세와 집중력을 갖고 강한 압박과 공격을 펼쳤다"라며 "한일전은 항상 어려운 경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전까지는 중반 이전에 체력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었던 반면, 이번엔 달랐다"라며 "월드컵 본선에 꾸준히 나가는 팀이기에 늘 쉽지 않은 상대"라고 호평했다.
그는 "한국은 모든 경기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주고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다"라며 "많은 기회에서 골을 넣었다면 대회 성적도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자케로니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 전문.
-이번 대회에서 3개국(한국·중국·호주)과 상대해 본 소감은.
일본의 경우 대표팀에 첫 발탁된 선수가 16명이나 돼 긴장이 됐다. 그래서 중국과의 첫 경기(3-3 무)도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또 이번 대회 내내 기상 상황이 좋지 못했는데,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경기한다는 점이 힘들었다. 전반적으로 무승부가 많은 대회였는데도 2승을 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네 팀 모두 나름대로의 개선 사항이 있을 것 같다.
중국은 이번 대회 통틀어 가장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를 했다. 호주는 체격 조건을 통해 한국과의 첫 경기에서 무승부란 좋은 결과를 얻었다. 호주가 만약 일본과의 경기(2-3 패)에서 이겼다면 이번 대회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몰랐을 거다. 그만큼 좋은 팀이었다.
한국은 모든 경기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주고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다. 오늘도 좋은 경기를 했다. 한국 같은 스타일의 팀을 좋아한다. 열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리듬이 좋은 경기를 했다. 호주전에서 많은 기회에도 결정을 내지 못했는데, 만약 골을 넣었다면 대회 결과는 달랐을 거다. 오늘 경기에서도 한국은 전반 내내 내용이 좋았지만, 반드시 이겨야 했던 탓에 막바지에 전체적인 밸런스가 다소 무너지지 않았나 싶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선수를 실험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일본 선수들의 활약에 만족한다. 내년 월드컵에 나갈 후보군도 있고, 장기적으로 일본 대표팀에 도움이 될 선수도 발굴할 수 있었다. 이런 두터운 선수층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대회였다.
-새로운 얼굴을 대거 발탁하고도 짧은 기간 좋은 득점력(3경기 8골)을 선보인 비결이라면.
운 좋게 많은 골이 들어갔다. (웃음) 새로운 선수들이 우리 팀의 철학을 잘 이해한 덕분이다. 바로 공격적인 축구, 더 많은 골을 넣어 이기겠다는 자세다. 물론 그로 인해 틈을 내줘 실점할 위험은 커지겠지만, 그런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선수를 실험하며 풀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에 유기적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배치했다. 그 덕분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 상대했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을 비교한다면.
지금껏 만난 한국팀은 늘 좋은 기세와 집중력을 갖고 강항 압박과 공격을 펼쳤다. 다만 이전까지는 중반 이후 체력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던 반면, 이번엔 달랐다. 최근 3년 간 한국을 네 번이나 만났지만 항상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월드컵 본선 꾸준히 나가는 팀이기에 늘 쉽지 않은 상대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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