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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논란에서 검찰 수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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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38일간의 정치권의 진실찾기는 결국 25일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검찰이 찾아야 할 진실은 정치권이 찾았던 진실이 아닌, 진실로 가는 열쇠찾기에 불과하다. 검찰에게 맡겨진 사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는지 여부를 가리는데 필요한 회의록이 사라진 것이 누구의 책임인지를 규명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지난달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왔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단적으로 얘기해서 원세훈 원장이 대선 때 우리 편 아니었어요"라며 "NLL 사건 회의록 공개하라고 우리가 그토록 요구하고, 직무유기로 고발까지 하고, 그 다음에 해임결의안까지 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안 했어요. 그것만 했으면 우리 처음부터 쉽게 이길 수가 있었는데"라고 말했다. 웃은 사람은 박영선 위원장이었다. 권 의원은 박 의원의 웃음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우리 편" 이야기에 웃음이 터져나왔다고 설명했지만, 회의 말미에 국정원으로부터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노 전 대통령의 NLL 관련발언을 대선에 이용하려 했다는 시나리오가 있었다며 법무장관에서 이 건과 관련해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대선 때 국정원 댓글 및 경찰의 축소 은폐 사건 논란이 NLL 발언으로 옮겨간 발화점이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논란의 쟁점은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였다.

이로부터 3일이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원으로부터 제공받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발췌록을 열람했다. 이를 본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에 의원직을 걸겠다던 서 위원장은 '포기했다는 발언'이 아닌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어떤 일의 근본이 되는 목적이나 긴요한 뜻'이라는 취지란 단어는 말끝을 흐리는 정치적 용도로 이용됐다. 취지'라는 말 속에 담겨 있는 애매모호함, 해석의 필요성 등으로 인해 NLL 논란은 진실 찾기의 영역이 아닌 정치공방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됐을지 모른다. 이후 취지의 발언은 이번 사안 관련해서 곳곳에서 등장했다. 새누리당 중진이자 지난 대선에서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지냈던 김무성 의원이 대선과정에서 회의록을 입수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져서 설화를 빚었다. ‘역시 취지의 발언‘이다.

국정원은 24일 대화록 전문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2급 비밀문서인 회의록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해서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공개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30일 대화록 원본 및 회담 관련 자료 일체를 열람하자고 제안 했다.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했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초강수를 뒀다. 문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원이 공개한 전문 등에 대해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국가기록원에 보관되어 있는 원본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대화록 원본을 공개하는데 합의했고, 6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회의날인 2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당론투표를 동원해 재석의원 276명 가운데 찬성 257명, 반대 17명, 기권 2명으로 회의록 열람에 합의했다.


애초의 논란의 핵심이었던 국정원 국정조사는 2일부터 여는데 합의했지만,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야간의 주전선은 NLL 포기발언 여부에 있었다. 대화록 열람 및 공개 형식을 둘러싸고 옥신각신하던 여야는 10일 국회운영위원 가운데 새누리당 5명, 민주당 5명씩의 열람위원이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제공받은 대화록을 열람하고, 합의된 사항에 한해 국회운영위 보고를 통해 공개하는데 합의했다. '최소열람, 최소공개' 원칙이 반영된 것이다. 이 때만 해도 회의록 논란의 출구가 보이는 듯 했다.


귀태파문 등을 거치며 시간이 지연됐지만, 15일 여야 열람위원들은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대화록 예비열람에 나섰다. 하지만 열람위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나왔고, 17일 재차 예비열람에 나섰다. 가장 핵심 자료인 정상회의 회의록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바야흐로 사초실종 사태가 시작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록 폐기 가능성을 거론한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파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논란 속에서 여야는 22일까지 전문가를 동원해서라도 회의록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열람위원은 22일 회의록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새누리당 열람위원 간사를 맡은 황진하 의원은 "문건의 수, 문건 용량, 검색어 확인 등 모든 절차를 동원해 검색했으나 회의록을 찾지 못했다"며 "현재 국가기록원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후 특검, 검찰 수사 등 회의록 실종 사태 해법에 대해 여러 논의가 나왔지만, 25일 새누리당이 검찰에 회의록 실정 사건 관계자 전원을 고발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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