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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오너의 진정성'이 소통의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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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오너의 진정성'이 소통의 최선이다 노종섭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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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시작된 남양유업 사태가 일단락됐다. 지지부진하던 회사 측과 대리점협의회 간 협상의 물꼬를 튼 것은 오너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전화 한 통이었다고 한다.


대리점협의회 관계자는 "(협상 타결 전날인) 17일 저녁 8시쯤 홍 회장으로부터 직접 전화가 왔고 사과의 말과 함께 시원섭섭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냉랭하던 양측의 관계가 오너의 전화 한 통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그런데 타결 이후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홍 회장이 대리점협의회 관계자와 전화통화한 사실을 회사 측이 극구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오너가 대리점주들에게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우려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남양유업 측은 홍 회장의 전화통화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대리점주들과의 원만한 사태 해결보다는 오너의 자존심 지키기가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사태 해결의 키로 작용했던 오너의 전화통화에 대해 회사 측이 부인하고 나서면서 오너의 사과가 사태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임시처방이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기업 내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오너의 무책임한 행보는 회사를 위기에 빠트리기도 한다. 편의점 CU 가맹점주의 잇따른 자살로 논란을 빚었던 BGF리테일은 대국민 사과를 했을 때 정작 오너인 홍석조 회장이 참석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CU는 가맹점주 자살사건 이후 가맹점 문의가 크게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5월 가맹점포 수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달 새 100여개가 줄었다.


항공기 사고로 위기에 처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사례는 반대의 경우다. 주력 계열사가 워크아웃 중이지만 오너의 진정성을 내세워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지난 11일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기에 탑승한 승무원들이 돌아왔을 때다. 박 회장은 비행기 출입문 바로 앞에서 승무원들을 맞았다. 입사 한 달 만에 사고를 당한 여승무원을 보고 그의 이름 '윤주야, 윤주야'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렸다. 승무원들도 오열하면서 현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이를 접한 국민들은 '눈물이 찡하다, 감동적이다'는 의견을 전해 왔다. 사고는 발생했지만 오너가 진정성을 갖고 대응함에 따라 아시아나 항공은 비행기 반파라는 초유의 사고에도 국민들의 응원(?) 속에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


박 회장의 진정성은 지난해 파업 중인 금호타이어 노조를 만나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당시 박 회장은 파업 중인 노조를 만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 끝나면 임금반납분을 즉시 원상복귀시키고 경쟁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대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믿은 노조는 지난해 파업을 철회했고, 올해는 무쟁의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오너의 진정성은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 사회에서 오너의 장벽이 너무 높다 보니 때로는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회사로서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는 경우도 있다.


재벌개혁론자인 경제개혁연대의 김상조 교수는 최근 삼성 사장단이 모인 자리에서 "새로운 리더십은 열린 공간으로 나와서 사회와 소통할 것을 제언한다"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했다. 재계 저격수인 그가 새로운 리더십의 조건으로 사회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특히 이 부회장의 태도변화를 강조한 것은 오너가의 변화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솔직한 오너의 전화 한 통, 초보 승무원을 끌어안는 찡한 스킨십이야말로 진정성 있는 의사소통이다. 소비자, 임직원, 대리점주를 끌어안을 수 있는 통로다. 시대는 노사, 갑을,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소통을 위해 오너가 먼저 달라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은 뒷전에 물러나 전화 한 통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감추려는 홍 회장의 무책임한 리더십보다는 노조, 직원과 호흡하며 위기를 돌파하는 박 회장의 진정성에 감동한다.






노종섭 산업부장 njsub@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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