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과 갈등에도 착륙사고에 남다른 애도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이달 초 아시아나항공 착륙사고 직후 남다른 애도의 심정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가(分家)했지만 옛 동료와 고객들이 겪을 고통을 헤아려 개인 일정을 취소하는 등 애도기간을 보냈다.
23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지난 6일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 직후, 애초 거래처 등과 약속한 세 차례의 골프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착륙사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그룹의 사업 안정화를 바라는 마음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박 회장은 특히 사고 다음날 오전 임원회의를 통해 임직원들의 자중과 애도를 당부했다. 그는 "한때 한 가족이었던 아시아나항공(과 그 고객들)이 끔찍한 일을 겪었다"며 "(금호석유화학) 임직원 모두 행동과 말을 자제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의 애도 표현에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2대(大) 주주사 총수로서의 주주 및 고객들에 대한 책임의식 등이 담겨 있다. 이는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갈등에도 불구, '사업 안정화'를 기원했던 지난해 9월 발언과도 궤를 같이 한다.
박 회장은 지난해 9월 그룹 사옥에서 현(現) 수표동 사옥으로 이전한 직후 긴급 임원회를 열어 "입장과 철학이 달라서 이별하게 됐지만 형도 안정돼 가면서 사업에 충실했으면 한다"고 발언, 그룹사의 사업 안정화를 바라는 마음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갈등은 갈등, 사업은 사업'이라는 그 만의 철학을 지킨 셈이다.
실제 박 회장은 그 만의 방식으로 그룹사의 사업 안정화를 지지해 왔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애착은 특히 남달랐다. 올해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독자적인 경영과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사유를 들어 특정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으로서 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턴어라운드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 주주사로서의 사명을 다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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