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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한복판 간 삼성전자 엑셀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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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서점' 애플·노키아 인접

실리콘밸리 한복판 간 삼성전자 엑셀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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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IT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엑셀러레이터를 미국 실리콘밸리의 심장부에 설립했다.


지난 11일 문을 연 엑셀러레이터는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바시티 극장(Varsity Theatre)'자리로, 스탠포드 대학교 바로 앞에 위치해 실리콘밸리의 상징물처럼 여겨진다. 삼성은 엑셀러레터 설립 이후에도 건물 이름이나 외관은 그대로 유지한다.

엑셀러레이터 바로 건너편에는 애플스토어가 자리잡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1년 바시티 시어터에서 한블록 떨어진 팔로 알토 대학로 340번지를 매입하고 애플스토어를 새로 열었다. 건물 자체를 유리로 지어 화제가 됐다. 애플이 상징적인 건물을 지어 놓은 것은 스탠포드 대학생들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풍부한 인재들에게 애플의 혁신성을 과시하고 이를 채용하기 위한 복안이다.


모퉁이를 돌아가면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AT&T의 혁신센터인 'AT&T 파운드리'가 자리잡고 있다. AT&T 역시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신기술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1년 'AT&T 파운드리'를 개설했다. 여기에서 다시 10여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노키아의 북미 연구소가 나온다.

엑셀러레이터가 들어선 바시티 극장은 지난 1927년에 오페라, 뮤지컬 등의 공연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영화 붐이 일기 시작하며 극장으로 개조돼 1930~1950년대 공상과학(SF) 영화 상영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실리콘밸리서 성장한 유수의 기업가와 스탠포드 대학에 졸업생들이 추억의 장소로 꼽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에다. 낡은 극장이지만 어린시절 SF 영화를 보며 꿈을 키워갔던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장소인 것이다.


1987년 바시티 극장은 매출이 급감하며 아트센터로 바뀐 뒤 소매 아울렛 업체 보더스에 매각됐다. 당시 실리콘밸리 현지서는 영화관 건물 부활운동을 벌일 정도로 바시티 극장의 매각이 화제였다. 보더스는 이 자리에 서점을 개설했다. 20여년 동안 보더 서점은 스탠포드 대학생들에게 사랑 받았다.


지난 2011년 보더 서점이 문을 닫았다. 팔로 알토 시의회는 바시티 극장과 보더 서점이 갖는 역사적인 상징성을 고려해 건물을 헐어버리는 대신 이를 보존해 사무실 공간으로 쓰는 방안을 승인했다. 한때 다시 극장으로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투자하기 위해 과거와 미래가 연결되는 공간을 찾던 삼성전자가 매입했다.


이 같은 역사적인 장소에 첫발을 내딛은 삼성전자의 각오는 비장하다. 이미 수년전부터 '혁신'이라는 원동력이 없이는 제자리 뛰기 밖에 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 더 좋은 사무 공간도 많지만 바시티 극장을 매입한 것은 실리콘 밸리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삼성전자가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과거 실리콘밸리에서 수많은 투자자들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만나 IT 시장의 대혁명을 이끌었듯이 삼성전자 역시 혁신을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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