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택 비율 중 70%가 넘는 1000만가구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살면서 층간소음 등 많은 사회적 문제점이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이웃센터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3월~현재 1만2000여건의 민원이 접수될 정도다. 하루 평균 45건, 월평균 970건에 이른다.
아파트 생활로 인해 이웃집과의 공간적인 거리는 가까워진 반면, 아래 위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등 감성적인 거리는 멀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층간소음으로 인한 각종 사고가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으며 불면증이나 신경쇠약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99년 정한 소음관리지침에 의하면 주거지역에서 낮과 밤의 권장치는 각각 35dB(데시벨)과 30dB이다. 병원이나 어린이 침실에는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어 낮과 밤 구분 없이 30dB이다. 35dB은 어른이 실내에서 발뒤꿈치로 쿵쿵거리며 걸어 다닐 때, 30dB은 어른 허리선에서 프라이팬을 떨어뜨렸을 때 나는 소음에 해당된다.
층간소음은 단순히 귀뿐만 아니라 온몸에 스트레스를 주어 심할 경우 불면증을 일으키거나 소화불량, 환청으로까지 발전되어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발병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이 같은 이유로 층간소음은 이제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을 넘어 심각한 사회적 갈등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층간소음을 단순히 공동체의식 부족과 이기주의의 만연이라는 사실로 치부하기에는 도를 넘어선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커지고 있는 데는 주거의 질이나 환경을 중시하는 것보다는 단순한 물량 위주의 아파트 건설 풍토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또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됨에 따른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한 새집증후군 및 새가구증후군 등으로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환경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대한아토피협회에 따르면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생활환경의 변화와 대기오염,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아파트 등으로 우리 아이들을 포함하여 전 인구의 약 15%가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층간소음으로 유발되거나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환경성 질환 문제는 주거환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며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어떤 실내 건자재를 사용하는지와 직결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 이 같은 사회적 문제를 깊이 인식하여 층간소음과 함께 결로, 새집증후군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주택을 쾌적하고 안전한 거주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공동주택 바닥구조 기준을 강화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국회 통과시킨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또한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 대상을 확대하는 등 실내 오염물질 저방출 건축자재 사용 대상을 확대하며 최종마감재, 접착제, 내장재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제한하도록 하여 친환경 주거환경에 대한 법적인 토대도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고 본다.
주거환경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법 개정과 시행, 불량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강력한 제재, 자재업계의 질 좋은 제품 개발과 양심이 필요하겠지만, 건자재 선택과 선별에 대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저렴하다고 아무 자재나 선택하지 말고 친환경 제품인지, 층간소음에 효과적인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할 것이다.
현명한 자재 선택이 가족의 행복과 건강 지수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명호 한솔홈데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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