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도로사업, 인프라 예산 모자라 공기 지연
대한건설협회 서울시회 '서울시 인프라 투자방향 세미나' 지적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서울시의 SOC 예산부족으로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도로 부문에서만 4000억원을 웃도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SOC 예산을 줄이면서 공사비가 오히려 늘어나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OC 예산의 조속한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와 서울특별시의회 건설위원회가 4일 공동 주최한 '글로벌 톱 5 도시를 향한 서울시의 인프라 투자 방향 세미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됐다.
박용석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서울시 인프라 투자의 현광과 과제' 발표를 통해 서울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도로 SOC 건설 사업 가운데 19개 사업이 예산부족 등에 따라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23개 건설사업의 평균 공정률은 40%에 불과한 상태로 2016년 완공 기한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공기지연에 따른 간접비 손실금액은 총 448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물가상승으로 인한 노무비와 자재비 등 직접 공사비의 상승분까지 더하면 추가 공사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박용석 박사는 "예산부족으로 공기가 지연됐는데 오히려 추가 비용이 소요돼 예산을 낭비하고 시민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공기지연 23개 공사의 들어가는 공사비는 총 2조7146억원인데 이들 사업과 신규 도로 사업에 2016년까지 배정된 예산은 총 2조1988억원으로 5158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발주 예정이거나 설계중인 사업이 8965억원에 달해 예산부족분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박용석 박사는 "도로와 철도 등 SOC의 준공 시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2014년 서울시의 관련예산만 6000억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SOC 예산은 2007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다. 서울시 전체예산에서 SOC 예산의 비중은 2007년 49%에서 2013년 28.9%로 축소됐다. 반면 사회복지 예산은 2007년 19.7%에서 2013년 47%로 비약적으로 늘었다.
현재 서울시의 도로 등 교통 관련 SOC 보급률을 감안하면 이같은 예산부족은 서울 시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1인당 도로 연장은 1m가 채 안돼 워싱턴, 센프란시스코, 시드니, 베를린 등 14개 조사대상 중 14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시내 평균 차량 속도도 시속 20km를 갓 넘는 수준에 불과, 베를린과 함께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창무 서울대 건축환경공학부 교수는 “서울 시민들이 출퇴근 등 이동에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2시간 가량으로 뉴욕의 2배”라며 “이는 삶의 질과도 직결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SOC 예산 확충의 대안으로 ‘서울 대도시권 발전 특별법 제정’과 ‘서울 인프라 모태펀드 조성’ 등이 제시됐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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