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본사 종합통제실 발빠른 대응…승객 276명 무사 귀국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난 2일 12시45분(현지시간) 승객 276명을 태운 채 미국 시카고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소속 KE038편이 러시아 상공을 지나던 중 엔진고장을 일으켰다.
시카고를 출발한지 7시간 10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고장을 감지한 조종사는 대한항공 본사 종합통제실로 연락했다. 종합통제실은 가까운 공항으로 안내했다. 이어 통제실은 서울지방항공청 상황실로 상황을 전달했다. 이후 조종사는 엔진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하고 비상을 선언했다. 이를 전달받은 공항은 착륙과정에 벌어질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대한항공도 항공청에 연락해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렸다. 잠시 후 오전 11시41분께 항공청은 무사히 착륙했다는 전달을 받았다.
항공사는 사건을 접수하자마자 엔진 부품과 기술요원을 실은 보잉 747 구조 여객기를 급파했다. 구조 여객기는 3일 0시45분(한국시간 2일 오후 9시 45분)께 현지에 도착해 승객들을 태우고 같은 날 오전 7시께 인천공항에 닿았다.
일촉즉발의 사건이 발생했지만 조종사의 빠른 대응과 대한항공 측의 조치가 빛을 본 순간이다. 대한항공은 왼쪽 엔진에 유압이 상승(Emergency Call)하면서 조종사가 급히 회항했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원인은 차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항공기가 지난 달 들여온 신규 기재로 정비 불량 등 대한항공 쪽의 실수보다는 제작 결함 쪽에 사고의 원인을 찾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신규 기재 도입 후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사고 원인을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결과에 따라 사고에 대한 책임이 항공기 제작사로 넘어가기도 한다"고 답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번 상황이 "항공기가 정상상태거나 항공기에 장착된 2개 이상 엔진 중 하나의 엔진에 이상이 발생해 회항하거나 목적지 변경(DIVERSION)하는 경우는 비상착륙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이번 사고 원인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