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탈출구 인재뿐"…오디션·특강·퀴즈 등 다양한 방식 도입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국내 은행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금융 전문가 양성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ㆍ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기존 직원 교육과 별도로 금융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차용한 경쟁 시스템과 금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특별 과정 등 다양하다.
신한은행은 올해 행원과 대리를 대상으로 '직무챔피언'이라는 제도를 신설했다. 이 제도는 직원 스스로 자기주도 학습을 하고 평가를 거쳐 한 명의 직무챔피언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을 금융 전문가 교육에 도입한 은행 업무의 '슈퍼스타K'인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은 수신, 여신, 외환 등 3개 분야의 사이버 강의와 특강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학습을 진행한다"며 "주말에 진행한 특강의 경우 600여명이 몰리는 등 관심과 참여 열기가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실시한 1차 평가에는 1200여명이 지원했으며 이 중 상위 5%에게는 심화학습의 기회가 주어졌다. 심화학습 대상자에게는 종합반 형태의 직무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평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직무챔피언을 선발한다. 최종 선발된 직무챔피언에게는 인사상의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 전문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을 마련한 은행도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일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실시한 국가공인 신용분석사 자격시험에서 27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지난 4월 실시된 국제공인신용장 전문가 자격시험에서도 23명의 합격자를 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취득 직원은 358명, 개인재무설계사(AFPK)는 3500명이 넘는다. 지난해 출범 이후 시행하고 있는 경력개발프로그램을 통해 거둔 성과다. 자격증 취득 비용도 은행에서 전액 지원한다.
또 전문 분야별로 세분화된 로드맵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하고 이에 따른 학습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지점장급의 외환 업무 능력을 높이기 위한 주말교육 프로그램 '주말 비타민'과 전 직원의 업무 지식을 높이기 위한 '굿모닝 퀴즈' 등 다양한 제도도 도입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통신연수와 사이버 교육 등을 통해 기초 과정을 진행하고 교육원 및 외부 위탁 교육으로 심화학습을 실시하고 있다"며 "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금융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금융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있는 이유는 직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수익성 향상은 물론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여신과 외환, 프라이빗뱅킹 등 핵심 업무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직원들의 전문성을 향상시켜나가고 있다"며 "각 은행들이 차별화되고 체계적인 인재육성 계획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