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 포커페이스, 도박사의 오류..'게임의 법칙'

시계아이콘01분 47초 소요

[데스크칼럼] 포커페이스, 도박사의 오류..'게임의 법칙'
AD

천방지축의 언어 파괴인가, 언어 창조인가. 연일 신조어를 남발하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 녀석 얘기다. 지난 주말 놀아 달라고 떼를 쓰는 바람에 찾은 동네 운동장에서다. "달리기 시합할까?"는 물음에 네, 아니오가 아닌 '콜'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저 말을 어디서 배웠지, 물어볼 찰나 녀석이 잽싸게 뛰어갔다. '역시 천방지축'이라고 생각하는 사이 간격이 제법 멀어졌다. 급한 마음에 녀석을 뒤쫓으며 외쳤다. "나도 콜~."


'콜(call)'은 먼저 베팅(돈을 건)한 사람과 같은 금액을 베팅한다는 뜻의 포커 용어다. 이길 자신이 없어서 카드를 접는 '폴드(foldㆍ흔히 다이(die)로 알려졌다)'와 달리 게임을 이어 가겠다는 뜻이다. 콜이 '초딩(초등학교)' 용어가 된 배경도 놀이든 게임이든 친구의 제안을 받겠다는 의사표현으로 짐작된다. '좋아' 또는 '오케이'의 동의어인 셈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삶은 뭔가를 얻기 위해 또 다른 뭔가를 걸어야 하는 게임의 연속이다. 입학과 취업, 결혼과 육아는 물론 기업 인수합병(M&A), 주식 투자는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선택의 시험대다. 신화 속 제우스, 포세이돈, 하디스도 세상을 하늘과 바다, 지옥으로 나눌 때 주사위로 결정했다고 하지 않던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업계가 '콜'을 외쳐야 하는 게임의 무대에 올랐다. 이통 3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가 경매에 나오면서 '쩐쟁(돈 전쟁)'이 불붙었다. 주파수는 고속도로와 같아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몫 좋은 주파수 대역(도로)을 거머쥐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시한 경매 방식은 '복수밴드 혼합경매'로 이름만큼이나 난해하고 복잡하다. 입찰에 참여하는 이통 3사는 최대 50번까지 베팅할 수 있으며, 그래도 결판이 나지 않으면 51번째 밀봉방식으로 단판 승부를 낸다.

눈치 작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자기 손에 쥔 패만 보고 있으면 백전백패다. 도박사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명언은 '승부의 세계는 내 패만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판을 읽는 것'이다. 포커를 즐기는 워런 버핏도 "게임을 시작한 지 30분 내 테이블에서 봉(먹이)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바로 당신이 봉"이라고 일갈했다. 내 패는 물론 상대 패까지 고려해 판세를 읽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통 3사 중 누가 봉이 될지는 바로 그 지점에서 결판이 난다.


판세를 읽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포커페이스'다. 내 패가 좋아도 나쁜 척, 나빠도 좋은 척 상대를 속여야 한다. 전략이 노출되면 그 역시 백전백패다. 기업 간 M&A도 결국 포커페이스의 손에 결정된다. 이미 두 차례 M&A에 실패했던 하이닉스를 SK가 품어 안은 것은 끝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서다. 2011년 매물로 나온 현대건설의 새 주인이 현대그룹에서 현대차그룹으로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은 것은 '패는 까봐야 안다'는 속설을 증명한다.


'도박사의 오류'도 경계해야 한다. 동전을 처음 던졌을 때 뒷면이 나오면 다음엔 앞면에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고 착각하는 논리적 오류다. 동전을 두 번째 던졌을 때도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50%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독립적인 확률 사건인데도 연속적으로 오인하는 게 사람 심리다. 그래서 어제와 오늘 떨어진 주식은 확률적으로 내일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떨어지면 내일도 떨어질 수 있는 게 주식이다. 주가가 왜 오르는지, 무엇 때문에 떨어지는지 그 원인을 찾는 게 급선무다.


도박사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판세를 읽는 것은 베팅의 철칙이다. 여기에 운까지 따르면 승률은 한층 높아진다. 그래도 게임에서 진다면? 결과에 승복하는 수밖에. 도박사들이 바이블처럼 받드는 최고의 명언은 이렇다. '훌륭한 플레이어는 돈을 따고 일어설 줄 안다. 더 훌륭한 플레이어는 돈을 잃고서도 일어설 줄 안다.' 승패를 깨끗이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게임판, 나아가 우리 삶의 최고 가치다.






이정일 산업2부장 jay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107:05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⑦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⑦

    지난달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 도쿄(@come TOKYO)'는 일본 뷰티 브랜드 '윤스(Yunth)' 팝업스토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로 북적였다. 일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쇼핑의 거리 '하라주쿠'에 위치한 매장은 K팝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 뷔의 대형 사진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윤스는 지난해 10월29일 뷔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방문객들은 윤스를 K뷰티 브랜드로 오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