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위안화 국제화도 급진전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7%에서 지난해 11.5%로 3배 이상 확대됐다. 이를 배경으로 위안화에 의한 무역결제 금액은 2009년 5억달러에서 지난해 4700억달러로 900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이 2008년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통화스와프는 지금까지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20여개국과 총 2조2000억위안(약 400조원) 규모로 체결됐다. 최근에는 유럽으로도 발을 넓혀 지난달 영국에 이어 조만간 프랑스와도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계획이다.
위안화 국제화는 우리나라에 다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정치상 역학관계에 미치는 간접 영향은 제쳐 놓고 경제적인 직접 영향만 놓고 봐도 결코 방관하거나 무시할 사안이 아니다. 중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나라는 계약 범위 안에서 위안화 스와프 자금을 무역결제에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대중국 무역경쟁력에 영향을 준다. 중국 자본이 달러화 등 다른 통화로 환전되지 않고 위안화로 그대로 해외에 투자되는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례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액 중 중국계 자본의 비중은 2007년까지만 해도 0.2%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1%나 된다. 우리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및 확대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 양국 정상은 내년 10월 만기인 3600억위안(약 64조원) 규모의 기존 통화스와프를 3년 연장하고 추후 필요한 경우 그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를 토대로 빠른 시일 안에 중국 측과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를 위한 실무협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 양적완화 출구전략 실행이 본격화되면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중 통화스와프를 미리 확대해 놓으면 이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원화 무역결제와 원화표시 해외채권 발행의 확대를 통한 원화 국제화에도 보다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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