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지분 보유 GM에 합병제안...공장폐쇄에 따른 정치반발이 걸림돌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유럽 2대 자동차 메이커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프랑스 PSA 푸조-시트로엥이 자구책으로 전략적 동반관계에 있는 미국 자동차회사 GM에 창업주의 경영권을 내놓으며 긴급 자금 수혈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푸조 창업 가문이 경영권 포기를 제안하는 대신 GM과 더 긴밀한 연대를 맺어 새로운 자금 수혈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푸조 가문은 1810년 커피 분쇄기 제조업체로 출발했다가 PSA 자동차 왕국을 건설한 유럽의 3대 자동차 가문 가운데 하나로, 25.4%의 지분으로 38.1%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푸조가문은 2008년 금융위기 발생이후 6년째 자동차 시장이 침체한 데 따른 매출감소와 부채 증가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월 10억 유로 규모의 회사채 발행, 자동차 대출 전문업체 방크PSA금융 12억 유로에 처분, 구조조정 등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측 사업 파트너인 둥펑을 비롯해 투자자들을 물색하다가 결국 자사 지분 7%를 갖고 있는 GM에 도움의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GM은 오펠에서 똑같이 생산 과잉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푸조측이 합병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푸조 가문이 경영권 상실을 수용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는 (협상) 이슈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조와 GM의 유럽회사와 합병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않다. 양사 합병시 프랑스와 독일 내 공장 폐쇄와 감원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정치적 반발이 가장 큰 위험요소다.
푸조와 GM 측은 경영권 포기에 따른 협력 강화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푸조의 조너선 굿맨 대변인은 “추측이나 소문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푸조는 앞서 지난 달 29일 부채를 줄이기 위해 신주발행을 통한 증자를 할 것이라는 ‘라 트리뷴’의 보도를 “증자는 논의대상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라 트리뷴은 이 문제에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푸조가문이 지분의 몇 퍼센트가 줄어들면 수용할 수 있을 지를 논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라 트리뷴은 푸조 가문이 증자에 참여할 능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7% 지분을 보유한 GM이 참여할 지도 미지수라고 전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발생후 줄곧 위축했으며 텃밭인 유럽 지역 의존도가 높은 푸조는 매출감소로 지난 2년 동안 주가가 77%나 폭락했다.
푸조는 지난해 5억7600만 유로(미화 7억6100만 달러)의 손실을 냈으며 파리 외곽 공장폐쇄와 1만1200명의 감원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푸조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만4287명을 고용하고 있는 데 프랑스는 인력의 46%, 자동차 생산량의 40%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또 인력중 약 27% 이상이 50세 이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매우 높다.
푸조는 최근 비용절감과 수익성 회복을 위해 지난 20일 명예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최장 18개월간의 유급휴가를 노조에 제안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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