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남]
갯벌토양·주아재배·바닷물 방제가 ‘명품마늘’의 비결
신안군, 적극적 투자·지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앞장
신안 마늘은 특별하다. 전체가 섬이다보니 갯벌토양이 특별하고, 주아재배라는 재배방식이 특별하며, 농약 대신 바닷물을 뿌려 병충해를 막는 친환경 농업이 특별하다.
신안은 지리적으로 게르마늄지대이다. 갯벌을 기반으로 하는 토양에 게르마늄 성분이 많아 대부분의 식물이 건강하게 잘 자란다. 또 일조량이 풍부한 데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기 때문에 병충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고 우량의 마늘이 생산된다.
그러기에 유통업계에서는 신안 마늘을 최고로 친다. 맛과 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저장성이 좋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신안은 서남해안의 맨끝 땅이어서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까닭에 물류비 등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런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신안은 마늘 재배의 최적지로 꼽힌다. 바닷바람과 바닷물이 병충해 방제비용을 줄여줄 뿐 아니라 고품질의 친환경 마늘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안군과 농업기술센터는 일찍이 신안 마늘의 특별함에 착안했다. 신안의 마늘 재배면적은 1157㏊로 전국(2만9352㏊)의 4%를 차지하고 있다. 신안에서 연간 생산되는 마늘은 1만5544톤으로 546억원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신안군은 이곳의 마늘이 경쟁력을 충분히 지닌다는 판단에서 핵심 전략작물로 삼아 앞으로 재배를 늘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신안군은 2010년 11월 신안 마늘산업의 발전을 위해 마늘종합유통센터를 건립했다. 또 신안 마늘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신안군, 농협, 농업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유통회사 ‘신안그린유통㈜’을 설립했다.
마늘종합유통센터는 2만9059㎡(약 8800평)의 부지에 깐마늘공장, 다진 마늘 및 흑마늘 가공공장, 저온창고, 관리동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신안군, 신안지역 7개 농협, 농업인 등이 33억원을 출자해 설립됐다.
이 센터에서는 연간 2400톤의 마늘을 가공할 수 있다. 단일품목 가공공장으로는 전국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생마늘 저장은 물론 1차 가공, 2차 가공, 포장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처리하는 가공시설을 갖추고 있다.
깐마늘 가공공장은 건조, 쪽 분리, 박피(껍질 벗기기), 3단계 선별라인, 정수 및 살균시스템, 냉각시스템 등 완벽한 생산시설이다. 하루 최대 20톤(생산물 기준)을 가공할 수 있다.
특히 다짐 및 흑마늘 가공공장의 경우 꼭지 제거, 슬라이스, 다진마늘, 마늘 진액 및 흑마늘 진액 등 첨단의 생산라인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한 달에 흑마늘 5톤을 생산할 수 있다. 흑마늘 진액은 하루 2톤(950세트)을 생산한다.
전국 최고의 시설로 꼽히는 이 가공공장은 2011년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및 GAP 인증을 받았으며 마늘 가공품 수출에 앞장서고 있다.
<신안그린유통㈜의 흑마늘·진액은…>
신안마늘유통센터는 깐마늘, 다진 마늘과 함께 흑마늘·흑마늘진액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공되는 제품은 게르마늄이 풍부한 갯벌토양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자란 신안산 생마늘로 만들어진다.
생마늘을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30일 정도 발효·숙성시키면 흑마늘이 완성된다. 발효·숙성 과정에서 마늘의 강한 냄새를 유발하는 휘발성 성분이 줄어들고 과당 함량이 높아져 새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을 낸다.
흑마늘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이 높아 암 예방, 콜레스테롤 저하, 동맥경화 개선, 심장질환 예방 등의 효능이 생마늘보다 훨씬 높아진다. 흑마늘을 원료로 마실 수 있게 음료화한 제품이 흑마늘진액이다.
<전문가 의견>
조진언(신안군농업기술센터 소득기술담당)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마늘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가을에 심으면 뿌리만 난 상태에서 겨울을 나는 한지형 마늘과 몆 장의 잎이 난 상태에서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면서 자라는 난지형 마늘이 있다.
마늘 주산지역인 천사섬 신안군에서 재배되고 있는 마늘은 난지형으로 주요 품종은 남도마늘, 대서마늘이 대표적이다.
특히 난지형 마늘은 겨울철 바닷바람과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면서 건강에 좋은 각종 기능성 물질인 비타민과 무기질 등이 풍부하게 생성될 수 있는 생육형태를 갖고 있는 것이 한지형 마늘과 다르다.
신안군 마늘 재배면적은 1996년 3672㏊에서 4만172톤이 생산되었으나 산업화에 따라 농촌 노동력 부족으로 올해의 경우 1157㏊까지 면적이 줄었으나 주아재배 등 재배기술 발달로 10a당 생산성은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신안군은 생산비를 줄이면서 고품질 명품마늘 다수확 재배를 위해 주아재배를 확대 보급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주아재배는 마늘 줄기 끝에 붙어있는 마늘 종(쫑)으로 1개의 무게가 0.7g 이상인 주아를 심으면 그 해에 6~8쪽의 최고급 상품 마늘을 생산할 수 있어 종구비를 절감하면서 저장성이 좋은 명품마늘을 생산할 수 있다.
신안군은 이러한 주아재배를 확대하기 위해 조직배양으로 무균묘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까지 구축했다.
특히 천연 농자재인 갯벌바닷물을 마늘밭에 뿌려 농약을 뿌리지 않는 친환경 마늘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갯벌바닷물은 4월 중순부터 7~10일 간격으로 3회 정도 마늘잎에 뿌려주면 병원균이나 해충의 침입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 친환경 고품질 마늘이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신안군은 농업인이 생산한 마늘을 안정적인 판로와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저장시설은 물론 깐마늘과 흑마늘진액 등을 생산 마늘산업 발전에 선도적 역할로 농가소득까지 안정적으로 증대 시키고 있다.
이제 마늘은 단순한 양념채소가 아닌 메디컬 푸드로 정착되면서 신안마늘이 안전성을 입증하는 대표 브랜드로 우뚝 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주아재배 확대를 위해 우량 마늘종구를 안정적으로 생산 공급하고, 깐마늘과 흑마늘진액 제품은 물론 다진마늘·분말 등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제품이 개발 상품화되어 마늘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겠다.
<자료 제공 : 신안군 농업기술센터>
김승남 기자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