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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위기의 보험사, 설계사 수수료 분할지급이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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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위기의 보험사, 설계사 수수료 분할지급이 급선무 조재홍 KDB생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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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증가와 철새 설계사라는 내부사정과 보험사기 및 블랙컨슈머 등 외부요인으로 진퇴양난을 겪고 있는 생명보험사의 팍팍한 현실이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대관절 어디서부터 이 난제를 풀어 나가야 할지 참으로 고민스럽다. 어쨌든 해결의 물꼬를 열기 위해서는 보험인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 첫 번째가 보험 모집 수수료 선급제의 개정이다.


돌아보면 외국계 생보사의 국내 진출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보험산업에 영향을 끼쳤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국내 보험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저축성 보험이나 사망 담보 등 초보적인 수준을 탈피하지 못했던 국내 보험시장에 종신 보장과 재무설계 전문가라는 신무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자극받은 토종 생보사들이 상품과 설계사의 능력을 단기간 내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그러나 외국사의 설계사 수수료 선지급제는 그때까지 보험 모집 수수료를 2, 3년 분할 지급하던 국내 보험업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후 너도나도 따라하면서 억대 연봉 설계사 시대를 여는 단초가 됐다.


외국사의 1년 경과 유지율이 90%를 상회하는 데 비해 국내 생보사의 유지율이 70%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위험한 결정이었다.

수수료 선급 제도는 수많은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설계사로 일하면 손쉽게 돈을 번다는 맹랑한 꿈으로 변질됐다.


보험사도 방관한 면이 없지 않다. 수차례 회사를 옮겨 다닌 설계사를 시장 경쟁이라는 명분 아래 분별없이 받아들이는가 하면 멀쩡히 일하고 있는 타사 설계사를 스카우트해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재가입시키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는 보험회사가 민원과다 산업이라는 불명예를 자초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월 보험료의 몇 배가 되는 수수료를 선지급하는 체계는 신규계약과 유지 관리 두 축 가운데 한쪽만 강조함으로써 보험사 건전 경영의 균형을 깨뜨린 꼴이 되고 만다.


설계사는 유지 관리보다 신규계약에 골몰하다 보니 고객에게 불완전 판매나 과도한 보험료 부담을 안기게 되고 수수료를 잘 아는 고객은 설계사에게 금품이나 부당 서비스 등의 요구를 하는 경우가 일어나게 된다. 가입단계에서 이미 정상궤도를 벗어난 설계사와 고객 관계가 장기간 지속될 수 없음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보험사도 유지되지 않는 계약에 대해 선지급 수수료의 환수에 나서게 된다. 선지급 금액이 커서 회수에 부담을 느낀 설계사는 타사로 피해 가고 이후 전 소속사에서의 계약을 파기한다. 고객 손해는 자신이 메워 주면서 새로운 회사에 재가입시키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 이는 나아가 고객의 불만과 민원 속출 등 보험산업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이 같은 상황을 시정하지 못하는 데는 보험사의 이기심과 무조건적인 경쟁 의식이 숨어 있다. 시장점유율을 놓고 힘겨루기를 계속하는 대형사, 막대한 자금력으로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외국계사,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중소형사들이 서로의 입장에서 누구도 한 발짝 물러서는 여유를 보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함께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면 담합이라는 매를 맞을까 저어되기도 한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저금리 저성장의 깜깜한 터널을 브레이크도 없이 달리는 보험사의 무한 경쟁을 누가 말릴 수 있을까?


우리 회사는 연초부터 수수료 분급을 시작했다. 영업현장에서는 타사의 스카우트 유혹 때문에 설계사의 동요가 있다는 보고가 끊이지 않지만 그럴수록 설계사들에게 수수료 분급의 장점을 잘 설명하고 '결국 이것이 여러분을 보호하고 고객을 위하는 길'임을 이해시키면서 '선한 보험인의 길'을 가자고 격려하고 있다. 전부를 갖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도를 지키면서 내부 역량을 키우는 노력이야말로 위기의 보험사가 갈 길이라고 믿는다.


조재홍 KDB생명 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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