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말초혈관질환 조기 발견을 위해선 기존 선별검사인 발목상완지수(ABI·Ankle brahcial index)검사뿐만 아니라 초음파 검사와 체적혈류유량계 검사도 병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동연 교수 연구팀은 말초혈관질환의 선별검사로 사용되는 ABI 검사의 한계점을 밝히고 그 대안으로 초음파 및 체적혈류유량계 검사의 장점을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해외 학술지인 혈관학(Ang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동맥죽상경화증, 버거씨병 등이 원인인 말초혈관질환은 다리의 혈관이 점차 좁아지거나 막혀 혈류가 잘 통하지 않는 질환으로, 적절한 관리가 없으면 괴사가 일어나 하지를 절단해야 한다. 노인에게 흔히 발생하고 70세 이상에서 10명 중 2명이 이 병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말초혈관질환에 대한 ABI 검사, 초음파 검사, 체적혈류유량계 검사의 민감도를 비교하기 위해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말초혈관질환이 의심돼 컴퓨터 단층촬영(CT), ABI 검사, 초음파 검사, 체적혈류유량계 검사를 모두 받은 97명의 환자 다리(194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의 84%(163개)에서 CT검사 상 말초혈관질환이 있는 것으로 확진됐다. 연구팀은 ABI 검사, 초음파 검사, 체적혈류유량계 검사가 CT 검사로 확진된 다리의 말초혈관질환을 얼마나 잘 발견했는지 관찰했다.
관찰 결과 ABI 검사의 민감도는 69.3%, 체적혈류유량계 검사는 81.6%, 초음파 검사는 90.8% 로 나타났다. 특히 무릎 아래 혈관이 막히는 초기 말초혈관 폐색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경우 ABI 검사보다 초음파 검사와 체적혈류유량계 검사가 더 효과적이었다. ABI 검사의 민감도는 15%인 반면 체적혈류유량계 검사는 67%, 초음파 검사는 92%로 나타났다.
말초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이 중요한데 수십년간 검사법의 발전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조기에 치료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CT, MRI 검사는 혈관벽의 변성을 직접 볼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검사법이지만 일차 진료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동맥경화의 기능적 변화도를 파악하기에 부족했다.
이에 따라 상지와 하지의 혈압을 비교하는 지표인 ABI 검사가 선별검사로 이용되고 있었던 것. 그러나 비만으로 다리가 굵은 환자는 동맥경화가 심하거나 당뇨로 인해 혈관이 딱딱해진 경우에도 혈압이 높게 측정돼 실제 혈관질환이 있음에도 질환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초음파 검사와 체적혈류유량계 검사로 실제 혈관을 따라 혈류 파동을 정량적으로 관찰하고 말초혈관의 끝부분인 발가락의 혈류변화를 직접 측정함으로써 ABI 검사를 보완할 수 있다.
이동연 교수는 "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면 운동 요법, 투약,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증상의 개선되기 때문에 초음파 및 체적혈류유량계 검사는 초기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검사시간이 20분으로 짧고 환자에게 무해해 앞으로 이를 통해 많은 환자들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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