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전국의 예술대학 학생들이 교육부에 예술대학의 취업률 평가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11일 오후 전국의 예술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예술계열 대학생 대표자 연석회의’는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예술대학 취업률 평가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1만명으로부터 받은 서명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예술학과 인문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다. 배움을 추구해야하는 대학에서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순수학문을 폐지하는 것은 심각한 정체성을 상실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노동자 4대 보험 적용이 가능한 직업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문화예술계의 구조를 감안한다면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예술학과가 폐지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예술대의 구조조정 및 학과 폐지는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청주대 회화학과 폐지가 확정되었고, 경남대에서는 3년 전 유보했던 철학과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는 배재대가 칠예과와 연극영화전공을 폐지했으며 동아대는 무용학과를 폐지했다.
작년 교육부 대학평가 기준에서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은 각각 30%, 20%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때문에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정부의 대학평가에서 부실대학으로 선정되지 않기 위해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취업률이 낮은 학과를 폐지하고 있다는 게 예술대 학생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대학평가에서 취업률의 굴레를 벗어나지 않는 한 예술학과의 폐지를 막을 수 없다”며 “정부와 교육부는 예술관련 학과의 취업률 평가지표를 완전히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예술대학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의 평가 지표에서 취업률 기준을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연석회의는 지난 28일부터 예술대학 취업률 평가 중단을 지지하는 예술대 학생들과 예술계 관계자로부터 온·오프라인에서 받은 총 1만명의 서명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김지은 기자 muse8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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