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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돋보기]류현진, 구심과 궁합이 중요한 이유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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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돋보기]류현진, 구심과 궁합이 중요한 이유② 류현진[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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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편 '류현진, 4월 전략 과감히 버려 通했다'에 이어 계속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커맨드로 약점을 메워 5월의 성공을 일군 류현진. 그러나 직구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29일 에인절스전에서도 그랬다. 68개의 직구 가운데 헛스윙을 유도한 공은 한 개도 없었다. 이날 직구 평균구속이 146.7km로 가장 빨랐단 점을 감안하면 꽤 기이한 결과다. 시속 150km가 넘는 공은 20개나 됐다.


당시 류현진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직구는 49개였다. 스트라이크 비율로 따지면 72.1%. 여기에는 폴 애멀 주심의 넓은 스트라이크 존이 한몫을 했다. 애멀 주심은 스트라이크 존 밖에 꽂힌 직구 6개를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존안에 들어온 공을 볼로 판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류현진의 직구는 분명 타자들의 눈에 익어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좋은 투구를 펼치는 건 변화구의 위력 덕이 크다. 5월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커브 스트라이크 비율은 감소했다. 각각 60.2%와 56.1%를 기록했다. 두 구종이 내준 볼넷의 빈도는 자연스레 늘었다. 체인지업은 5개, 커브는 4개였다. 4월만 해도 커브는 한 개도 볼넷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체인지업은 4개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의 감소와 볼넷의 증가는 투수가 부진한 성적을 남길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하는 변화구에는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류현진이 5월 한 달간 그 대표적인 예를 보여줬다.


류현진의 5월 커브 피안타율은 0.200에 불과했다. 압권은 체인지업이다. 피안타율이 0.036(28타수 1안타)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달 11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에서 미구엘 올리보에게 내준 솔로홈런이 유일하게 맞은 안타였다. 체인지업이 위력을 떨친 건 정교한 제구 덕이었다.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28.5%의 체인지업을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꽂았다. 바깥쪽 존에서 살짝 벗어난 유인구는 무려 58.7%. 반면 가운데(가운데 높은, 한가운데, 가운데 낮은) 코스는 4.8%였다. 실투가 거의 없던 셈이다. 이는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 존에 걸치는 공과 살짝 빠져나가는 유인구로 로케이션이 형성되며 타자들의 배트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체인지업과 커브는 타자들의 타이밍도 효과적으로 흔들었다. 두 구종의 5월 헛스윙 확률은 각각 13.9%와 12.3%이. 타자들에게 꽤 까다로운 구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야구 돋보기]류현진, 구심과 궁합이 중요한 이유②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결국 류현진의 5월 투구는 점점 눈에 익어 가는 직구와 여전히 경쟁력을 발휘하는 변화구의 힘으로 요약된다. 류현진은 직구를 철저하게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가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 설정은 투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남긴 17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전과 22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의 스트라이크 콜이 이를 증명한다. 애틀란타전 구심 헌터 웬텔스테드가 존을 빠져나간 공에 스트라이크를 선언한 건 한 차례였다. 반면 존을 통과한 4개의 공엔 손을 올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22일 밀워키전 구심을 맡은 매니 곤잘레스와도 궁합이 맞지 않았다. 곤잘레스는 존에서 빠지는 공 2개를 스트라이크로 선언했지만 존을 통과한 6개를 외면했다. 존에서 공 반개 정도 빠진 공 6개에도 침묵했다.


투수는 스트라이크 존이 좁은 주심을 만나면 공이 가운데로 몰리더라도 힘으로 타자를 제압해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류현진의 직구 위력을 감안하면 앞서 언급한 두 경기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4월 30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이나 29일 에인절스전에선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구심의 존 설정이 후했던 까닭이다.


류현진은 심판 개개인의 강한 개성이 스트라이크 존 설정으로 드러나는 빅리그의 특징을 비싼 수업료를 내며 배워가고 있다. 그런데 일부 야구해설위원과 기자들은 이런 모습을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구심들이 빅리그 초짜인 류현진을 상대로 텃세를 부린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말하는 루키 존(Rookie Zone)은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 하나하나의 위치까지 공개되는 현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얘기다. 왜곡된 사실은 말하는 이의 영향력이 높을 경우 리그 전체에 대한 팬들의 시선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류현진은 충분히 공정하고 대단한 리그에서 잘 던지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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