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민영 기자]삼성이 지난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설립한 '삼성지구환경연구소'가 20년 만에 '삼성안전환경연구소'로 명칭을 바꾸고 삼성그룹 직속 조직으로 편재됐다.
신경영 선언 당시 무오염, 무재해, 무질병의 3무(無) 사업장을 구현한다는 환경정책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 위해서다. 여기에 지난 1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도 조직 개편을 단행하게 된 계기가 됐다.
31일 삼성에 따르면 안전 환경 관리를 전담하는 삼성지구환경연구소가 최근 삼성안전환경연구소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엔지니어링에 적을 두고 있던 연구소를 삼성경제연구소가 있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이관했다. 안전사고 발생 시 발 빠르게 대처하고 의사소통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이관과 동시에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이후 유해물질을 다루는 삼성전자ㆍ삼성SDI 등 그룹 16개 계열사가 위험물질 관리, 공정 및 설비 안전관리 등 환경안전 전 분야에 걸쳐 경력직 150명을 선발하고 있다.
불산 등 화학물질을 다루는 화학물질팀도 신설했다. 불산 이슈가 대두되자 아예 전담팀을 만들어 유사 사고 발생을 막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이 연구소는 안전, 환경, 유틸리티, 에너지, 화학물질 등 총 5개 팀을 가동하고 있다. 이들 조직의 상위조직으로는 환경 안전 정책을 짜는 정책지원팀이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992년 6월 전자제품 등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막기 위해 '삼성 환경선언'을 선포한 바 있다. 환경선언은 후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과 녹색경영으로 이어졌다.
이 회장은 1993년 신경영 당시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으로 가야 한다"면서 "최고의 제품에 환경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인류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1993년 7월 삼성경제연구소 산하에 삼성지구환경연구소가 설립됐다. 설립 목적에는 제품에 책임주의를 담아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무오염, 무재해, 무질병의 3무 사업장을 구현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환경, 안전, 보건을 기업 경영의 주된 요소로 인식하고 모든 경영활동에 반영해 21세기 녹색기업을 달성하겠다고 선포했다.
초기 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기후변화, 기상정보 등에 대해 연구했다. 이후 유럽을 비롯해 유해물질사용금지지침(RoHS)이 본격화 되며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 역할도 크게 늘어났다. 유해물질 사용 여부는 물론, 사업장 내부의 환경점검까지 실시하게 됐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올해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불산 유출 사고가 터지는 등 연이은 환경관리 사고가 발생하자 이에 대한 조치로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 역할과 명칭을 개편하고 나선 것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조직명서 지구를 떼어내고 안전을 집어넣었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 관리에 더 힘쓰겠다는 의미"라며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기업 경영에 있어 '안전 환경'에 강조점을 찍고 환경 안전 건강중시의 경영원칙을 더 확고히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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