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동 삼성증권 부산SNI지점 팀장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올해 들어 약 20%이상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애태우고 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은 아베 총리의 강력한 성장정책의 영향으로 닛케이200 지수가 1만5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상반기에만 40% 이상 상승했다.
이러한 주식시장의 강세는 상대적으로 금 투자에 대한 매력도를 떨어뜨리며 금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버핏은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지금은 주식을 사고, 채권과 금은 팔아야 할 시기"라고 말하며 추가적인 주식시장의 강세를 확신했고, '헤지 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 또한 "금은 더 이상 안전 자산이 아니다"며 금 관련 자산을 대거 처분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렇다면 정말 금에 대한 황금빛 미래는 빛을 발한 것일까. 최근 금값이 하락하는 와중에 아시아 시장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금 품귀'현상이다.
세계 금 협회(WGC)에 따르면 금값이 하락하자 아시아 주요 금 수요국가들이 기다렸다는 듯 금 현물 매수에 나서며 현물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달 홍콩의 금 프리미엄은 런던 현물 가격 대비 온스당 1.9~2.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두바이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골드 바와 골드 코인의 부족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국내 금 시장도 마찬가지다. 국제 금 가격 하락분 만큼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금 공급업자들은 금이 없어서 못 판다고 말할 정도다. 금을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원화약세가 금 가격 하락분을 일부 상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생기는 현상일 수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지하경제 양성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 방향과 지속되고 있는 대북 리스크 등일 것이다.
새로운 정부 정책과 낮아진 금리로 인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최근 크게 하락한 금은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단기간에 금 가격의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앞서 살펴 본 아시아 국가들의 실물자산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급락세는 진정시켜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투자다변화 정책으로 인한 금 매입정책과 금광업체들의 평균적인 총생산비용이 1201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가격 레벨은 영속적 교환가치의 대상인 금에 대한 장기투자로서의 매력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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