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최근 인터넷 중고물품 사이트에서 모유를 사고 파는 행태가 이뤄진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모유로 전파되는 각종 바이러스가 아이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온라인 불법 유통 모유의 가장 큰 위험은 매독, 에이즈, HTLV(인체T림프 영양성 바이러스), 간염, CMV(사이토메갈로바이러스) 등 혈액으로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 중 일부가 모유로도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모유를 먹는 신생아들은 면역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임신 중에 실시한 혈액 검사가 정상이면 출산 이후에도 모유가 안전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매독, 에이즈, C형 간염과 같은 바이러스들은 출산 후 성관계에서 전파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배종우 교수는 "건강한 모유를 제공 받으려면 산모의 건강상태, 모유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감염과 변질의 위험 등을 검증·관리하는 기관을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북미모유은행연합기준에 따른 절차를 거쳐 저온살균과 영양상태, 감염에 대한 검사를 거친 후 제공되는 모유인지 확인해야 하며, 운송 과정에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운송 절차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모유은행은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대학병원 내에 설립됐다. 모유은행은 건강한 수유여성으로부터 여분의 모유를 기증받아 저온살균 처리한 후 모유가 필요한 조산아, 저체중아, 영유아 등에게 제공하고 있다.
배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채 불법 유통되는 모유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거래는 중단해야 하며 동시에 모유은행이 전국적으로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