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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스토리]카드, 나쁜손님을 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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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만 따먹는 '체리피커'는 포기
-충성고객 중심 마케팅으로 전환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직장인 이 모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카드 체리피커'다. 이 씨는 외출 전, 여러 장의 카드 가운데 그 날 필요한 카드를 골라 지갑에 챙긴다. 영화를 보러간다면 영화 할인 혜택이 큰 카드를, 운전을 할 때에는 주유 할인에 특화된 카드를 챙기는 식이다. 당연히 각 카드별 혜택도 줄줄이 꿰고 있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결제 금액을 충족시킨 이후엔 카드결제를 하지 않는다. 혜택과 상관없는 부분들은 모두 현금으로 해결한다.


카드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고객은 어떤 고객일까. 또 가장 싫어하는 고객은 어떤 고객일까. 만약 마음에 드는 고객만 늘리고, 돈이 안 되는 싫은 고객을 떼어낼 수 있다면 어떨까.

현대카드가 이 같은 아이디어에 착안, 마케팅 전략을 전격 수정한다. 카드 사용액이 적은 고객들을 과감히 포기하고 카드 사용액이 많은 충성 고객들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다. 체리피커(카드사들의 혜택만 주워담는다는 의미) 고객들을 포기하는 대신 실제 카드사에 도움이 되는 충성 고객 확보에 주력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를 위해 현대카드는 할인ㆍ포인트 적립 등 혜택을 제공하는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카드 마케팅 관련 부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와 같은 내용을 확정하고 모든 카드상품에 대한 실적기준 변경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부분 카드의 혜택제공기준을 2~3배 이상 높이고, 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기본 혜택을 주지 않는 쪽으로 카드상품을 바꾸기로 했다. 대신 강화된 기준을 만족시키는 고객에 대해선 기존보다 혜택을 2~3배 이상 많이 줄 예정이다. 이는 업계 평균보다도 높은 혜택이다.


현재는 전월 실적 30만원 기준을 만족시킬 경우 항공권 할인과 M포인트 기본적립혜택을 주고 있다면, 개편 후에는 최소 60만원 이상은 써야 할인이 가능하며 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아무런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식이다. 카드를 많이 쓰는 고객에게는 혜택을 최대한 많이 주고, 소액결제 고객에게는 혜택을 아예 주지 않는다. 현대카드는 이러한 개념을 담은 신규 카드상품도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방안을 시행할 경우 현대카드는 상당수의 '돈 되는' 고객을 현대카드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한 고객이 주로 쓰는 카드로는 매월 평균 100만원 이상을 긁는다. 이런 고객들은 현대카드로 끌어들이고, 대신 소액만 쓰며 서브(Sub) 카드사의 혜택만 빼 먹던 고객은 자연스럽게 현대카드를 해지하게 된다.


현대카드의 카드상품 개편은 최근 카드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원(One) 카드' 열풍과도 맞닿아 있다. 카드 업계는 최근 들어 한 고객이 해당 카드사의 카드만 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짜내느라 골몰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발상은 카드 발급장수를 줄이고 꼭 필요한 카드만 쓰도록 유도하는 금융당국과의 정책과도 맞아떨어진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무분별한 카드 발급과 과도한 카드 발급장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 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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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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