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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아도, 집이 좁아도 가전만큼은 '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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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혼자 살아도, 집이 좁아도 가전제품 만큼은 대형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30인치가 주종을 이루던 TV는 50인치가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대형화됐고 김치냉장고 역시 대형 제품의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전체 TV 시장에서 14.8%를 차지하던 50인치 이상 대형 TV가 지난해 24.5%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15년에는 35.8%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에 달한다. 4가구 중 1가구가 혼자 사는셈이다. 오는 2035년에는 34.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원룸형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1인 가구도 50인치 이상의 대형 TV를 선호한다. 생활가전제품 중에선 냉장고 만큼은 대형을 선호한다. 소비자들의 생활패턴과 활용방식의 변화가 대형 가전으로 손바뀜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50인치 이상의 TV는 보통 초대형으로 분류된다. 통상 50평 이상의 넓은 아파트 거실에 놓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20평 수준의 작은 살림집을 마련한 신혼 부부 대부분이 50인치 이상의 대형 TV를 선호한다.


대형 TV를 선호하는데는 TV 화면은 커졌지만 제품 자체의 크기는 작아진데 있다. 공간 활용성이 높아 약 2m 정도의 시청 거리만 확보되면 55인치 대형 TV를 편안하게 볼 수 있다. 2.5m만 확보되면 65인치가 적당하다. TV 감상에 최적인 시야각 30~40도를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미국에서 50인치 이상 대형 TV 200만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310만대까지 늘어났다. 국내 역시 같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50인치 이상 대형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94% 늘어났다.


최근에는 75인치, 85인치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30인치 제품을 구매하던 일반 가정이 50인치 수준의 대형 TV로 옮겨가고 부유층은 75인치 이상의 초대형 제품을 선호한다.


생활가전 제품도 대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력소모량이 크게 줄어들고 사용 수명이 길어지며 초대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900리터 냉장고 전쟁에 위니아만도 등도 참전을 선언하며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치냉장고 역시 500리터급 이상 대형 제품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500리터 이상 대형 김치냉장고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2% 증가했다. LG전자, 대우일렉 등도 대형 제품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김치냉장고 판매가 늘어난 까닭은 김치 뿐만 아니라 와인, 쌀, 야채, 과일 등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보통 김치냉장고는 김장을 담은 뒤 많은 양의 김치로 꽉 차지만 이후에는 야채나 과일을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냉동고 기능도 갖고 있어 장기간 음식을 냉동 보관할때도 유용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작은 집에도 불구하고 대형 가전 제품들을 선호하는 까닭은 그만큼 생활패턴과 활용방식에서 큰 차이가 생겼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TV는 짧은 시간 몰입해서 보다보니 대형 화면을, 김치냉장고는 김치 보관 보다는 식료품들을 수납한다는 개념으로 대형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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