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부가 공공주택 장기 계획을 주먹구구식으로 세우는 바람에 지난 9년간 수요에 비해 과잉 공급된 주택이 100만 가구에 이른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정부의 서민주거안정책 수행체계와 성과 점검을 위해 구 국토해양부, 서울시, LH공사 등 10개 기관에 대해 감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지난 2003년 당시 국토해양부가 수립한 장기주택종합계획 상 지난 2011년까지 9년간 공공주택 추정수요는 총 452만가구다. 그러나 감사원이 같은 기간 한국은행의 연도별 실질소득변화율, 지자체 주택멸실 신고자료,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등을 적용한 실 수요는 총 325만5000가구에 불과했다.
해당 기간동안 실제 정부의 공급가구수는 총 422만7000가구로 실수요보다 97만2000가구가 과다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충분한 수요조사와 사업시행자인 LH 재정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공급실적 위주로 추진해 미분양이 속출하고 사업이 중단,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주택 입주자에 대한 관리도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8~2011년 보금자리주택 당첨자 1281가구 중 317가구(24.7%)가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 6분위 이상의 소득자로 나타났고 연평균 소득 3억원 이상 고소득자, 오피스텔 24채 보유자, 펜션 11개동(11억여원) 소유자 등도 당첨되는 등 입주자 관리부실도 드러났다.
서울시 역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무분별한 뉴타운 지구지정 문제점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 2003년 11월 평균 노후도가 35%에 불과한 10개 지구를 2차 뉴타운 지구로 지정하고 또다시 2005년 8월 노후도 54.3% 수준인 11개 지구를 3차 뉴타운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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