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비철금속값 변수..투기수요 줄어 부정적 전망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금값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고려아연의 주가가 최근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주가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은 예상보다 부진한 귀금속과 비철금속의 가격 회복속도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품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어서 고려아연 역시 당분간 긴 호흡을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20% 하락했다. 지난달 16일 장중 25만6000원까지 빠진 후 저가 매력이 부각, 반등에 나서며 30만원대 초반까지 회복했으나, 이는 지난해 10월 초 기록한 역대 최고가(50만5000원)와 비교했을 때 36% 가까이 빠진 저조한 수준이다.
전날 발표한 실적 역시 매출액 기준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고려아연의 올해 1·4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5.5% 감소한 1조244억원, 영업이익은 13.9% 줄어든 172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부진한 실적의 배경으로는 아연 및 연 생산시설 보수에 따른 출하량 감소, 평균 판매단가 하락 등이 꼽혔다. 아연, 연, 금, 은, 구리의 판매량은 전분기대비 각각 5.7%, 24.7%, 5.3%, 33.3%, 2.1% 감소했다.
2분기에는 공장보수 완료로 인한 생산 정상화로 판매량 증가 효과가 나타나 영업이익이 10% 내외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분기 실적이 소폭 개선되는 것보다는 상품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2~3년 후에 있을 증설효과 보다는 상품가격의 방향성이 주가 결정요인"이라며 "고려아연은 제련업체로서 경쟁력 및 효율성이 뛰어나나 지금은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인 금속가격이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실물경기가 회복되면 귀금속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점진적으로 줄어 고려아연 판매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민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9년에서 2011년 미국의 1, 2차 양적완화 시기에는 은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400% 이상 급증했으나, 3차 양적완화 종료 우려가 상존하는 올해에는 과거와 같은 수준의 투기적 수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짚었다. 삼성증권은 이날 올해 금과 은의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1563달러, 28.8달러로 각각 9.4%, 10.2% 하향조정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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