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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낀 개성공단 중간商들 '죽을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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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국내 업체에서 원부자재를 구입,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납품하는 '중간상' 역할을 해온 A사는 요즘 전화받기가 두렵다. 입주기업들이 가동중단 사태를 맞아 자재대금을 결제하지 못하게 되면서 A사까지 1차 납품업체에게 물건 구입대금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A업체 사장은 "영업손실을 제하고도 순수하게 못 받는 채권값만 4억5000만원에 달한다"며 "기자재 비용까지 합하면 단순 손실액이 10억원에 달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B사는 한 달 내내 냉동창고에 쌓여 있는 식자재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에 빠졌다. 배추, 파 등의 야채나 두부 등 유통기한이 있는 신선식품은 냉동창고에 보관한다 해도 신선도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 다른 곳에 내다 팔려 해도 상품성을 상당수 잃은 상태다. B사 대표는 "팔수도 없는 물건을 보관하느라 꼬박꼬박 창고 임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정상화가 되지 않는다면 큰 손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최근 한 달 새 일이 없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력사 C사 대표는 직원들 보기가 껄끄럽다. 대금을 받지 못해 임직원들에게 줄 돈도 없는데다, 공단 가동중단으로 일도 없어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C사 대표는 "계속 고용하자니 일이 없고, 해고하자니 10명 남짓한 직원들의 생계를 끊는 것 같아 인간적으로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85개 개성공단 협력업체들이 들고 일어섰다. 이들은 정부의 지원대상에 협력사들도 포함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력사들로 이뤄진 개성공단 영업기업연합회에 따르면 중단 이후 협력업체들의 입은 피해 규모는 시설자금과 원부자재 대금, 영업손실 등을 합해 총 6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대금납입 지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가동중단으로 인해 원부자재에 대한 결제가 불가능해지면서 대부분 어음을 사용하는 협력업체들도 남쪽의 도매상에 대한 대금결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회 대표를 맡은 윤옥배 명민건설 대표는 "대부분이 중간상 역할을 하며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중간에 낀 처지가 됐다"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앉아서 돈만 까먹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납품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재고를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일부 식자재의 경우 유통기한 경과 등으로 상품성마저 하락했다. 직원들의 월급 챙겨주기도 쉽지 않아 조만간 협력업체들의 대규모 해고 사태도 예고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부가 마련한 입주기업 지원대책 대상에 협력업체들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호소문을 채택, "정부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 보상대책에서 85개 영업기업을 포함한 조사와 지원대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정부가 긴급자금 3000억원 지원을 골자로 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제조업체 중심의 지원대책이라 협력업체들이 소외돼 있다는 게 연합회의 주장이다.


연합회 측은 "입주기업의 조속한 정상가동을 고대했으나 사태가 장기화됐다"며 "정부의 피해보상대책이 구체화됐지만 제조업 중심의 가입자격조건과 현지상황으로 남북경협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못한 85개의 영업기업은 시설·투자비용과 미수채권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입주기업이 정상화되는데 일정 기간 경과되어야 하므로 영업기업들에게도 제조업체 지원과 연관해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leez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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