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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파트 옥상은 안돼"…'디지털 님비'에 이통사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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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옥상 '중계기' 설치 전쟁.."전자파 해로워" vs "통화 안 돼"
전자파 님비 현상에 일부 소비자, 이통사 난처
정부 "중계기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 보다 훨씬 낮아 '안전한 수준'"


"내 아파트 옥상은 안돼"…'디지털 님비'에 이통사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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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1. SK텔레콤은 한달전 수원 광교 신도시에 신축한 아파트로 이사간 김미소(45)씨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김 씨가 이사한 집에서는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음영지역이니 아파트 옥상에 중계기를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더해졌다. 알고보니 같은 아파트에 거주한 다른 SK텔레콤 가입자들도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중계기를 설치하러 간 SK텔레콤 직원을 막아선 이들은 아파트 입주민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아파트에 중계기를 설치하면 몸에 해로운 전자파가 나온다"며 옥상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SK텔레콤 직원은 물론 김씨까지 나서 "급한 일이 생길 때 전화가 안돼 사고라도 터지면 아파트입주민회에서 책임질거냐"고 따졌지만 그들은 요지부동이었다.

하는 수 없이 SK텔레콤은 임시방편으로 대로에 있는 중계기 각도를 김씨집 방향으로 약간 틀어줬다. 하지만 나머지 SK텔레콤 고객들은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


#2. KT LTE 휴대폰을 쓰는 이진성(38)씨도 아파트 부녀회 때문에 난처한 경험을 겪었다. 자신이 사는 서울 광진구 아파트에서 LTE가 제대로 터지지 않자 3G(3세대) 방식으로 신호를 바꿔 통화해야 했다.


이씨 역시 KT에 중계기를 달아달라고 요구했으나 아파트 부녀회가 "전자파가 나온다"며 펄쩍 뛰었다. 결국 이씨는 초고속 인터넷을 신청해 유ㆍ무선 공유기를 달아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내 통화 불량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들과 아파트 입주민회ㆍ부녀회들간 신경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음영지역의 통화 품질 개선을 위해서는 중계기 설치가 불가피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디지털 님비현상'(집단이기주의)에 번번이 발목이 잡히는 것이다. 급기야 이통사들이 아파트에 임대금 혹은 발전기금 형식으로 매년 수백만원씩 지급하겠다는 '당근'을 내놓고서야 중계기를 설치하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중계기 설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전자파'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얼마 전에도 지방의 한 아파트에서 LTE가 잘 안터진다는 신고를 받고 중계기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부녀회 반대로 그냥 돌아왔다"며 "'전자파 때문에 남편들과 아이들의 건강이 안 좋아진다'는 괴담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중계기가 인체에 해로운 전자파를 방출한다는 것은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디지털 님비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통화 불편을 겪는 입주민들이다. 통신요금을 지불하고도 '이웃사촌'의 반대로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꼴이다. 김 씨는 "내 휴대폰만 잘 터지면 그만일 뿐, 다른 사람의 휴대폰이 먹통이든 상관없다는 태도"라며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강제로 갈등을 중재할 방법은 없다. 전기통신사업법 72조에 따르면 '이동통신사가 민간 소유의 건물이나 토지를 쓰려면 소유자 또는 점유자와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협의가 안 될 경우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간 토지와 건물을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파트 소유주가 옥상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출입 자체를 허락하지 않을 때는 도리가 없다. 결국 김 씨 같은 피해자가 법원에 아파트 입주민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현재로선 중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업계는 정부가 나서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을 해소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지난 3월 경기도 지역 등 145개 SK텔레콤 LTE 기지국 전자파를 검사한 결과, 기지국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0.065~14.378 V/m였다. 인체 보호기준이 40.65 V/m인 것을 감안하면 0.16~35.37%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KT LTE 기지국 24개를 측정한 결과를 봐도 인체보호기준 대비 1.78~1.95% 정도에 그쳤다. KT의 경우 전자파 인체 보호기준은 58.98 V/m인데 전자파 측정값은 1.052~1.147 V/m에 불과했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아파트 옥상에 설치하는 중계기는 기지국 전파가 도달하지 못하는 음영지역만 커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지국보다 출력 강도가 훨씬 낮다"며 "인체에 미치는 전자파 유해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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