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벤처신화가 가능하려면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박 대통령과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26일 청와대에서 만나 창조경제와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조건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새 정부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ICT, 과학기술, 문화콘텐츠와 만나 신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방향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해 나가려 한다"며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벤처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래리 페이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학교와 사회 분위기를 강조하며 "구글을 시작하면서 공동창업자와 함께 박사과정에 있었다. 학교에서 사업에 실패해도 다시 받아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창업에 나설 수 있었다. 물론 지금까지 박사학위를 받지 못했지만, 그 때 학교에서도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을 해준 것이다. 학교 뿐 아니라 국가도 리스크 테이킹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 어렵지만 굶지는 않는다. 지금도 젊은 창업가들에게 위험을 도모하라고 적극 권장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벤처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미국은 실리콘 밸리 등 좋은 환경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래리 페이지는 "한국은 스마트 기술과 환경의 바탕이 이루어져 있어 인력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이다. 최근 한국의 싸이 현상에 대해서 놀랍게 생각한다. 재미와 예술을 접목하는 문화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실리콘 밸리도 LA와 근접해 있다는 것이 성공의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다" 고 말했다.
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정부3.0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먼저 정보를 개방해 민간에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사업아이디어도 얻게 해주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 갖도록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래리 페이지는 "정부 3.0 구상이 올바른 방향"이라면서 "정보의 투명성을 증진시키는데 있어 정보의 복잡성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구글의 자동번역서비스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사실 위키피디아를 통해 박 대통령의 이력서를 봤는데, 한국어의 영어번역이 잘 안되어 있더라. 구글은 자동번역서비스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전에는 know-how(노하우)만 중요했는데 이제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know-how를 알기 위해 know-where도 알아야 한다고 한다"며 "정보도 너무 복잡하면 귀찮아서 포기하기 마련이다. 앞으로 부처간 정보를 공유하고 국민에게도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구글이 이러한 정보교류를 촉진하는 데 좋은 도구를 갖고 있어 잘 활용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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