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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美 연준 부의장이 거명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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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개입 신봉...고실업 시대 정부 지출통한 고용확대 적임자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차기의장 감으로 재닛 옐런(Janet Yellon) 부의장이 거명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재닛 옐런 美 연준 부의장이 거명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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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단순히 부의장이어서가 아니라 물가안정을 맹신하는 연준내 고위 공직자와 달리 물가안정과 거의 같은 비중으로 실업타파에 누구보다 앞장서 주장해온 인물이어서다.고(高) 실업시대에 정부 개입을 통해 고용을 높이는 정책을 수행할 적임자라는 점도 한몫을 한다.


그동안 연준이사회는 그의 목소리에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물가안정만 줄기차게 외쳤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10년 외침은 헛되지 않았다는 게 블룸버그통신 판단이다. 그녀의 의견은 연준이나 세계 중앙은행에서 중심에 있고 그녀 또한 버냉키를 이을 차기 의장으로 각광받고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낄법도 하다.

그녀가 차기의장이 될 것이라는 것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순전히 추측이며, 버냉키가 개인 일정 탓에 연준 연례회의인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게 기폭제가 됐을 뿐이다. 물론 내년 1월 임기만료를 앞둔 버냉키가 이번회의에도 참석할 지를 놓고 말이 많았다.불참시 연임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것들은 옐런 부의장 본인이 FRB 의장이 될 자격과는 무관한 것이며 천박하기 짝이 없는 언론보도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그녀는 어떤 인물이기에 부의장감이라는 말이 나올까? 겉으로 드러난 자격은 훌륭하다. 옐런은 올해 66세다.나이 먹을 만큼 먹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빠삭하다.게다가 똑똑하다.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명문 아이비리그대학인 브라운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예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뒤 하버드대 조교수에 이어 연준 국제부문에 취직해 남편을 만나 1978년 7월 결혼했고 런던정경대에서 2년을 보낸뒤 UCLA 교수가 됐다.그리고 2004년 샌프란시스코 연준 의장이 됐다.


그녀의 남편은 정보 불균형과 관련해 중고차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설명한 ‘레몬이론’으로 2001년 노벨상을 탄 조지 애컬로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시장을 보는 그녀의 눈이자 철학이다. 그녀는 재난시 특히 노동시장에서 할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정부 역할론을 신봉한다.어디서 본듯한 ‘꼬리표’가 붙는다.바로 케인지언이다.우리 말로 케인즈주의자쯤 된다. 제임스 토빈 교수가 케인즈 경제학을 설파한 예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땃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4년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 당시 남편과 함께 쓴 논문에서 중앙은행은 장기실업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부는 “전체 실업률이 높을 때 장기실업의 심각한 비용을 감안해 정책당국자들은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연준이 물가안정과 최대고용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험프리 호킨스 법(Humphrey Hawkins Act)작업을 한 예일대 박학위자인 제임스 갤브레이스는 블룸버그에 “토빈과 동문 수학한 사람들은 정부는 민간 경제의 불능을 상쇄하기 위한 적극적인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은 하버드대 조교수에 이어 연준 국제부문에 취직해 남편을 만나 1978년 7월 결혼했고 런던정경대에서 2년을 보낸 뒤 UCLA에 정착했다.


옐런 부부는 노동시장에 대한 논문 10여편을 공동으로 집필했는데 그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은 근로자가 공정하게 임금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가 국가 실업률에 영향력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녀의 생각은 1999년 4월 예일대에서 한 연설에서 읽을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옐런은 당시 “일상의 개입없이 자본주의 경제가 완전 고용을 할 것인가? 분명히 아니다”면서 “완전고용에서 벗어나는게 사회문제인가? 틀림없이 그렇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이어 “대다수 미국인들은 분명히 인플레이션을 혐오하고 예일대 경제학자들은 약간의 인플레이션은 노동시장의 바퀴에 기름칠을 하고 근로자들의 명목임금 삭감없이 효율을 증진시키는 변화를 상대적인 임금으로써도 일어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실업문제를 본다면 옐런의 견해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실업 통계는 개선됐으나 내용은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3월 미국 전체 실업률은 7.6%로 6개월 전인 지난해 9월(7.9%)에 비하면 낮아졌다.전체 실업자중 실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 비율은 39.6%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고치인 2011년 3월 45.3%에 비하면 개선된 것으로 불 수 있지만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7년 17.4%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이나 높은 것이다.


장기 실업의 폐해는 매우 심각하다. 케인스주의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실업 장기화는 구직자를 무능하거나 ‘아무도 사지 않으려는 더러운 물건’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일갈한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버냉키도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일자리 시장 여건은 인적 경제적 잠재력의 엄청난 낭비를 나타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버냉키의 전력은 그가 옐런과 판이한 생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버냉키는 MIT대 대학원생과 프린스턴대 교수시절 중앙은행의 정책오류가 침체를 악화시킨다는 데 집중했다.


버냉키는 20006년 연준의장으로 한 첫 연설에서 “안정된 물가가 정책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밝혀 물가안정에 주력할 뜻을 분명히 했다.


버냉키의 인플레이션 목표제는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카스 주니어를 신봉하는 경제학파의 ‘합리적 기대’ 가설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합리적 기대 가설은 가계와 기업이 거의 완벽한 정보를 갖고 있어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한다고 본다.정부개입과 정책오류와 모호함은 효율적인 가격결정과 신용과 투자할당을 방해한다고 믿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는 1999년 영국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역임한 애덤 포슨 현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 프레드릭 미시킨 컬럼비아대교수, 토마스 로바흐 연준 이사회 이코노미스트와 공저한 책에서 “통화정책입안자가 낮은 인플레이션을 제 1의 장기목표로 삼을 때,어느 정도는 통화정책이 할 수 있고 없는 것이 실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서 “결국 중앙은행은 오로지 인플레이션에만 영향을 줄 수 잇지 총생산과 같은 실물 변수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옐런은 연준 이사가 된 1995년 초 인플레이션 목표를 우선으로 삼는 견해를 일축하고 “최대 고용과 낮고 안정된 물가는 균형있게 추구돼야 한다”고 주장해 버냉키 등에 반기를 들었다.


옐런은 1995년 인플레이션 목표제 토론 당시 “목표가 상충하고 힘든 교환을 요구할 경우,내 생각에는 현명하고 인간적인 정책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보다 높다고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오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금융위기이후 연준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등을 통해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어찌보면 옐런의 말발이 연준내에서 먹혀들어 물가안정론자들이 수긍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포슨은 이레 대해 ‘사고의 전환’이며, 버냉키와 옐런의 생각이 수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연준 FOMC는 옐런이 근 20년전에 내린 처방 즉 물가가 같은 해 1월 발표한 2% 목표를 넘어 2.5%를 돌파하지 않는 이상 실업률이 6.5%로 떨어질때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은 연준이 이쪽 저쪽 눈치를 봤다는 것과 별개로 옐런의 주장이 설득력 있음을 말해준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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