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로 높아지면 年이자 비용만 500억$ 추산
FRB 내부서는 자산매각후 금리 인상 계획 변경 필요
FRB 이자 부담은 은행 수익..큰 변수 안된다는 주장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보유 자산이 급증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출구전략이 시행되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FRB가 보유한 자산에 대한 이자 부담도 급증하기 때문에 출구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FRB는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25%로 내리며 시중 은행들이 FRB에 예치한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도 0.25%로 내렸다. 기준금리에 맞춰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도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기준금리가 한 차례라도 인상되면 FRB의 이자 비용 부담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출구전략이 실시되면 FRB가 초과 지급준비금에 지불해야 연간 이자만 500억~750억달러를 지출해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FRB가 보유한 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 규모는 1조6000억달러 이상이다. FRB가 현재 매달 85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으며 이같은 자산 매입이 지속된다면 향후 1년간 FRB의 지급준비금 규모는 산술적으로 1조달러 가량 늘어날 수 있다.
FRB가 보유한 초과 지급준비금 규모가 2조5000억달러로 확대되고 이에 대한 이자율이 0.25%에서 2%로 오르면 연간 이자 비용은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500억달러는 시중 대형 은행의 전체 수익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따라서 출구전략이 실시되면 이자 때문에 FRB에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재무부에 돈을 지출하는 것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때문에 FRB가 지난 2011년 6월 공개한 출구전략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FRB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시 FRB는 기준금리를 먼저 인상하고 자산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자산을 먼저 매각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또 FRB가 기준금리 인상보다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인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동일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금 이자율에 차이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FRB가 추가로 늘어나는 지급준비금을 경기 개선을 위해 대출해주는 등 FRB 외부로 돌리는 방식도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총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이자 부담으로 FRB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와 관련해 관점의 문제일 뿐 통화정책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FRB가 500억달러 이자 부담 때문에 손실을 본다면 반대로 시중의 대형 은행들에 500억달러의 이자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불라드의 설명이다. 물론 FRB가 시중 은행들에 지급하는 지급준비금 이자가 올라간다고 해서 반드시 시중 은행들에 그만큼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중 은행도 예금에 대한 이자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불라드 총재는 어쨋든 이자 부담에 대한 문제는 통화정책에 큰 변수가 될 수 없는만큼 중요한 것은 앞서 계획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낳도록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FRB에 예치된 지급 준비금 규모는 웰스파고 971억달러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JP모건 체이스 886억달러, 골드만삭스 587억달러 등이다. 외국계 은행이 FRB에 예치한 금액도 적지 않아 캐나다의 TD뱅크, 독일 도이체방크, 스위스 UBS 등은 120억달러 이상을 자금을 맡겨두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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