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국내 유일의 임팩트 투자컨설팅회사 미스크(MYSC)를 이끌고 있는 심상달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기업가가 하는 일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있어 가치를 공유하는 일"이라며 "그러한 가치를 끊임없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킹을 통해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날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기업가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그가 맡고 있는 임팩트 투자컨설팅회사는 사회적 파급력과 재무적 가치를 하나로 연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공익을 추구함으로써 이익까지 내는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심 대표가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건 그만큼 사회적기업을 유지해 가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시장이 금전적인 동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기업을 시작하고 키워내기 위해 자금유치는 물론 인재를 데려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회적 파급력을 계량화해 평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이 같은 어려움이 생긴다는 게 심 대표의 판단이다.
심 대표는 이 같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 생수ㆍ유제품으로 유명한 글로벌기업 다논(Danone)의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는 방글라데시 빈곤층 아이들의 영양을 개선한다는 목적으로 현지에서 빈곤퇴치 운동을 펼치던 그라민은행과 함께 '그라민 다논 푸드'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그라민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이 우유를 생산하면 그 우유를 다논이 가공해 양질의 값싼 요구르트를 만든다.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회적기업이 일반 기업과 협력해 혼합된 가치사슬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지불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사회적기업이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같은 공적기관이 참여하는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도 비슷한 개념이다.
심 대표는 "공공부문과 시민섹터, 시장이 서로 힘을 합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게 재무적 성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으로 있던 심 대표가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0여년 전 우연히 만난 스위스 출신의 한 여성 사회적기업가 때문. 굶주림에 떠는 북한주민을 돕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로 인해 "정감(empathy)이 전염돼 전업하게 됐다"고 심 대표는 표현했다.
그는 "예상치 않는 줄을 이어주는 정감과 기업가정신을 결합하는 게 사회적기업가의 중요한 자질"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