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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 시장' 블루오션인 줄 알고 뛰어 든 식품업체 '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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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 시장' 블루오션인 줄 알고 뛰어 든 식품업체 '쓴 맛' ▲서울우유 골든카페 모카골드(왼쪽)와 농심 강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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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식품업계가 신수익 발굴 차원에서 뛰어든 커피믹스 사업들이 잇따라 죽 쑤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실적확대를 위해 시장 규모만 보고 제대로 된 분석 없이 뛰어들었다가 높은 진입장벽에 부딪힌 것이다. 더욱이 최근 원두커피 시장이 확대되면서 커피믹스 시장의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과감하게 뛰어든 신사업의 앞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AC닐슨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커피 믹스 연간 판매량은 10만6914t으로 전년 10만7317t보다 4690t 줄어들어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커피 믹스 대신 동서식품의 '카누'와 남양유업의 '루카' 등 '인스턴트 원두커피'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시장 조사 없이 제품 출시를 결정한 업체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커피 믹스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야심차게 진출했던 신사업들도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이 지난 1월 출시한 커피 믹스 '강글리오'는 녹용 성분인 강글리오사이드를 앞세워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춘호 회장이 직접 작명했을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의 호응도가 떨어지면서 두 달 이상 유통 채널 확보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배우 이범수를 앞세워 21억 9700만원의 광고비(KADD 5대 매체 광고비 기준 지난 3월 31일까지)를 지출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채널 확보의 어려움으로 유통이 3월말로 늦어진 것이 초기 인지도 확산에 실패한 요인으로 꼽힌다.


농심 관계자는 "3월 말부터 대형마트 등 대부분 유통업체에 들어가 이제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기대한다"며 "맛과 풍미가 아닌 건강을 지향하는 것에 차별화를 두고 있기에 다른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고 성장해 2년 후 두 자릿수까지 점유율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골든까페 모카골드'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 10월 출시한 이 제품은 100개들이 1만6000원으로 기존 제품보다 2000~3000원 싼 가격에 선보였다. 그러나 일부 지역 소매점에서만 판매 됐을 뿐 현재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 입점조차 하지 못했다. 서울우유는 과거 커피와 관련된 상품을 출시한 경험으로 이번 사업에도 성공 신화를 꿈꿨다. 1974년부터 우유에 커피를 섞은 커피 포리 제품을 선보인 바 있으며 2008년에는 일본 도토루사와 합작으로 병 커피 제품을 만든 경험이 있다.


대박 신화를 노리고 시작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온라인을 통해서 일부 제품만 유통이 될 정도로 미미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분유 소진 차원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본 것"이라며 "시장성에 대한 연구를 하기 위해 일부 품목만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커피 믹스 시장에 진출한 업계들은 모두 1등 제품을 하나씩 갖고 있는 곳"이라며 "1등 제품의 전체 판매량 증가폭이 감소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상의 로즈버드, 롯데칠성의 레쓰비 등도 믹스 제품을 내놓았지만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모두 철수됐다"며 "믹스 시장도 최근 정체를 보이고 있어 점유율을 갖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출점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강글리오 커피처럼 건강 콘셉트를 가진 다른 카테고리의 새로운 제품이 나온 만큼 이러한 시도 자체가 커피 믹스 시장을 키울 수 있는 활력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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