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행복주택 공급계획 마련, 철도·택시 해법 등 굵직한 이슈를 한몸에 안고 출발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취임 직후 들른 주택현장을 시작으로 고속철도 건설현장, 새벽 인력시장, 전문 건설업체 등을 찾으며 숨 가쁘게 현장경영을 보여 준 서 장관의 행보는 힘차다. 사상 처음으로 환경부와 동시 업무보고를 하면서도 부처 간 장벽을 무너뜨려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고도 했다.
취임 초기 서 장관이 당면한 현실은 '산 너머 산'이었다. 여야의 극한대치로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못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지 못하고 임시적으로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있다가 정부 출범 한 달이 가까운 지난달 22일에야 가까스로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특히 마찬가지 여야 대립으로 취득세 감면안 연장안이 늑장 통과돼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반감되는 억울한 상황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인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금융규제 및 세금제도 등을 아우르는 주택문제 종합대책 시행방안의 틀을 어느 정도 잡아 놓았던 서 장관은 빠르게 부동산 종합대책을 마련해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시장상황을 반전시켰다.
특히 서 장관은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택전문가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던지고 있다. 대선캠프에서부터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며 자신이 만들어 놓은 주택·부동산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안착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행복주택', '목돈 안 드는 전세' 등 서민 주거복지 강화방안뿐 아니라 '취득세·양도세' 감면, 금융규제 완화 등이 정상화대책으로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시장 전반적으로 팽배했던 "지금 이 상황에서 제아무리 머리를 짜내 봐야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분위기를 깨고 전문가들도 "획기적,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놓을 만한 묘수를 들고 나왔다. 특히 세금감면과 생애최초주택 취득자들을 위한 정책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책 발표 후 거래 문의가 없어 문을 닫았던 공인중개사들이 수요자들의 문의전화에 다시 속속 영업을 재개했다. 관련정책들이 실현되려면 국회통과가 남아 있어 현재로서는 관망세가 크기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올 가을쯤에는 시장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오랜만에 기대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빠른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시장의 요청이 강했던 탓에 미흡한 부분에 대한 지적들도 있었다. 양도세 면제 대상 등이 강남권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다소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서 장관은 "좀 더 들여다볼 생각이 있다"면서 유연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제 공을 국회에 넘기고 조속한 입법을 기다리겠다는 태도다.
교수 출신으로서 조직장악 등에서 약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벗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구축하는 등 내부에서도 신뢰감을 쌓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국토부 한 고위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장관을 잘 택한 것 같다"면서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는 말로 서 장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대신했다.
현장에서 만난 서 장관의 뚝심 있는 모습은 자신감을 반영한다. 현장 관계자들의 비꼬기식 질문에도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스무고개식 질문보다는 원하는 핵심을 말해 달라"면서 갈등 해결 및 방안 모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취임 초반을 넘어선 서 장관 앞에는 4대강 검증작업, KTX 경쟁체제 등 해묵은 난제와 택시법, 분리발주 등을 둘러싼 이해집단 설득 등이 큰 숙제로 남아 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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