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일본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대규모 양적완화 조치로 인해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실적호전이 예상되자 발행여건이 좋을 때 장기투자자금을 미리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에 따르면 닛산 자동차와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는 이달 중 1000억엔(약 1조1582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편의점 업체 세븐&아이홀딩스도 3년만에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타이어 생산업체 브리지스톤과 금융회사 오릭스 등도 수백억엔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회사채 발행액은 2009년 10조2600억엔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었다. 지난해 일본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총액은 약 8조엔으로 전년대비 2% 줄었다.
그러나 올해 상황은 다르다. 닛산 등 대기업이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올해는 회사채 발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란 견해가 늘고 있다.
각 기업들은 엔화 약세기조가 실적 호조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 하에 투자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 재원을 회사채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채 발행여건도 어느때 보다 좋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에 따라 AA등급의 회사채(10년물)의 수익률은 사상최저 수준(0.7%대)을 보이고 있다. 10년물, 20년물과 같은 장기 채권도 수익률이 하락하는 중이다.
자금에 여유가 있는 세븐&아이홀딩스의 회사채 발행 추진도 장기적인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보험회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도 회사채 발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은행이 매달 국채 발행액의 70%이상을 매입함에 따라 민간기관들이 매입할 수 있는 채권이 적어져 회사채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간포 생명보험이 올해 1조9050억엔의 회사채 및 지방채 매입 방침을 내세우는 등 기관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기업들이 금융완화책을 이용하고 있다면 일본 민간 은행들은 세재 개편에 대한 대응에 바바쁜 모습이다.
상속세 증세와 자녀교육자금 비과세를 내용으로 한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은행들은 관련 상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상속세 대상자가 늘면서 상속 비지니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신탁회사를 비롯해 일본민간은행과 지방은행들마저 상속 서비스및 상품판매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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