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개성공단 운영중단이 장기화되거나 잠정폐쇄될 경우 입주기업과 협력사,관계사 등 우리기업 7000여개사가 줄도산과 같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업체 가운데 20여개 업체의 조업이 완전 중단된 상태이며 470여명의 우리 근로자 가운데 하루에 50∼100명이 빠져나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주말께 개성공단은 공동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유창근 부회장은 9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북한의 잇단 조치로 인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피해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개성공단은 사실상 조업이 중단돼 있는 상황"이라며 "원부자재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근로자들이 온다 하더라도 일은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부회장은 "우리기업 123개업체 가운데 20여개 업체의 조업도 완전히 중단된 상태이며 각 기업마다 평균 100∼200여개 협력및 거래처가 있고 이중에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개성공단 운영중단으로 인해 최대 7000여 개 이상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햇다. 그는 북한의 전날 조치로 개성공단의 완전 폐쇄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잠정폐쇄가 이뤄질 경우 기업들의 도산이 줄도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 부회장은 "북쪽의 갑작스러운 조치로 각 업체가 거래처로부터 (거래중단 등의) 전화를 받으면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입주업체대표들이 오늘도 원래 모여 회의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 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백방으로 뛰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결의를 갖고 있다"면서도 "북쪽은 일관되게 우리 정부쪽에만 일(운영중단 조치 등)을 하고 있다 보니까 개성공단이 거기서 봉변을 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부회장은 "개성공단은 기업인들 개인이 투자를 한 게 아니고 우리 정부와 북한의 합의 하에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에 기업인들이 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한계가 있다" 면서 "정부의 어떤 결정이 없이 저희가 어떤 결정을 내릴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주기업들이 현재 중환자와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유 부회장은 "중환자가 병원에 있는데 의사하고 보호자가 돈 때문에 환자의 치료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단 환자를 살려놓고 그 다음에 다른 문제가 해결이 돼야 되는데 어떤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빠져서 한계에 와 있다. 개성공단 자체는 살려가면서 일을 풀어야 된다"고 호소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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