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신문을 보면 각종 사고로 가족과 이웃을 잃은 사람들의 절규와 사연이 하루라도 빠지는 법이 없다.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위험한 것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가 수많은 가치들 중에서 '안전'을 너무 소홀히 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과거 우리가 가난했던 시절에는 경제발전이 지상과제였다. 이를 위해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는 경제규모 세계 14위, 국가브랜드 13위로 명실상부하게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 또한 2012년에는 세계적인 경제불황 속에서도 국가신용등급 상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우리의 경제력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과연 우리가 세계 무대에서 선진국이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을까? 선진국은 단순히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그들의 안전을 담보해 줄 수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아직 선진국이라 말하기 힘들다. 대구지하철 참사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하역사 가운데 65%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다. 최근의 불산누출 사고와 같은 후진적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인구 1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 이상에 달하는 현실 앞에서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의 안전에 대한 인식은 후진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안전행태는 사회안전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손해보험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과 막중한 사명감을 느끼게 한다. 그간 손해보험업계는 교통사고예방 및 화재예방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안전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시민단체와 연계해 교통 캠페인을 벌인 데 이어 어린이 안전체험 교육도 확고히 자리매감을 해 자동차사고 감소에 기여했다. 따뜻한 세상만들기의 일환으로 소방공무원 유자녀를 지원하는 사업에도 적극 동참했다.
더 나아가 우리 협회는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기 위해 슬로건을 "안전한 사회, 행복한 미래"로 정하고 '노후ㆍ교통ㆍ산업ㆍ생활안전' 등 4대 안전망 구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러나 안전한 사회 만들기는 개인이나 일개 조직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의 노력과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민관이 합심해 사탈고피(蛇脫故皮)의 각오로 노력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도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안전과 통합의 사회'를 5대 국정목표 중 하나로 지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편하고 그 안에 안전관리본부를 신설하는 등 안전한 사회 만들기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모습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정부의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정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손해보험업계는 리스크관리 전문가로서 축적된 역량 활용, 심도 있는 정책제안, 다양한 사회적 리스크 보장 등을 통해 체계적인 안전망 구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신정부의 '안전 대한민국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안전정책에 사회각계각층이 협조하고, 안전의식을 높여 간다면 사고로 인해 가족을 잃은 이웃들의 눈물을 보지 않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경제성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면, 이제는 안전수준 향상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 때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안전해져서 국제무대에서 선진국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문재우 손해보험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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