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블로그]불량식품 잡으려다 골목상권 잡을 판

시계아이콘01분 2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블로그]불량식품 잡으려다 골목상권 잡을 판
AD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기자가 초등학생 시절, 학교 앞 문방구는 '만물' 백화점이었다.(그 또래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였겠지만.) 수업에 필요한 공책이며 표준(동아)전과를 샀고 미술시간을 위한 크레파스, 석고 등도 모두 '그 곳'에서 준비했다.

특히 돌도 씹어 먹을 그 나이에 문방구는 끝이 없을 것 같은 사막(학교수업)을 지나 만나는 '오아시스'였다. 선생님이나 엄마는 불량식품이라며 사먹지 말라셨지만 코 묻은 돈으로 사는 '무지개 쫀듸기'나 '쫄쫄이'는 갈증을 풀어주는 '물'과도 같았다.('쌀대롱', '차카니', '아폴로', '달고나'도 빠질 수 없다) 이제 나이가 들어 길에서 간혹 '오아시스'를 마주치면 잊혀진 어린 시절이 떠올라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그런데 문방구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어린 시절의 추억을 나눠 갖는 기회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불량식품을 뿌리뽑고 국민의 먹을거리 안전을 보장하는 데 올해 업무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불량식품을 고의로 제조ㆍ판매하다 적발되면 영구히 퇴출하거나 최대 매출의 10배까지 과징금으로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국민안심프로젝트로 성폭력ㆍ학교폭력ㆍ가정파괴범ㆍ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을 뿌리 뽑겠다고 한 것에 부응한 조치였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반가워할 정책이다.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볼 수 없는 이들 제품은 부모에게 먹어서는 안 될 불량식품으로 보일 뿐이다. 사먹지 말라고 들을 아이들이 아니기 때문에 아예 못 팔게 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니 말이다.


문제는 현실에 맞는 대책이냐는 점이다. 현재 문방구 산업은 존폐의 위기에 서 있다. 대형마트 급증으로 지난 10년 새 사라진 문방구가 1만 개가 넘는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제 문방구에서 준비물을 사는 일은 거의 없다. 3년 전부터 시행된 '학습 준비물 지원제도' 때문이다. 교육당국이 연필, 노트 등 기본용품을 제외한 기타 학습준비물을 일선 학교에서 직접 준비토록 하면서 과거 학교 앞 문방구에서 준비물을 사야 했던 학생들이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준비물을 대형마트들에게 뺏긴 이후 기호식품 판매로 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식품 판매 금지 조치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건강에 유해한 불량식품은 당연히 사라져야 하지만 문방구 식품에 대한 위생 점검을 철저히 하거나 단속 강화 등의 중간 조치는 건너 뛴 채 '사회악'으로 규정해 무조건 없애기부터 한다는 것은 결과만 놓고 보자는 보여주기식 규제에 불과하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공약 중 하나가 골목상권 살리기다. 학교앞 문방구는 영세상인이 운영하는 골목상권이다. 특히 대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생계수단 중 하나다. 골목상권 살리겠다는 정부가 골목상권을 죽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불량식품 잡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칫 불량정책으로 영세상인ㆍ소상공인의 생계를 짓밟아 문방구가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