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리 디캠프 센터장 인터뷰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국내에도 스타트업 벤처인들이 네트워킹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협업, 교육, 네트워킹'이라는 창업 지원의 핵심 요건들을 한 곳에서 충족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1일 이나리 디캠프 센터장은 창업 분야의 생태계 특성상 가장 중요한 것이 네트워크에 있다며 창업자들을 하나로 모아주는 '네트워크 장소(플랫폼)'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창업가가 전천후가 돼야 하는 척박한 우리의 창업 환경에서 창업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 센터장은 "생태계란 오랜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인 만큼 창업 인프라 조성도 단기간에 속성으로 이뤄내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태계 조성 과정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창업자들 입에 뭔가를 떠 넣어주려고 하지 말고 '그 동네 있는 사람'을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추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창업문화를 확산하는데 디캠프와 같은 네트워킹형 공간의 확산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창업 문화 활성화에 대한 고민을 '닭집 3개의 원칙'에서 찾았다. 그는 "예를들어 어느 동네 닭집이 2개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두 자영업자는 겨우 먹고 살 수 있지만 닭집 1개가 더 생기면서 결국 3개 닭집 모두가 문을 닫게 된다"며 "창조경제의 주축이 되는 창업 지원도 자칫 자영업자만 양산하는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결국 창업 환경 조성은 자금 지원에만 주력하기보다는 벤처의 생장 요건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는 "이를 위해 투자와 더불어 창업자들의 접점의 장(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벤처가 태동한 지 이제 15년으로 역사 자체가 일천하기 때문에 생태계 조성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실리콘밸리가 60~70년에 걸쳐 달성해 온 과정을 속성으로 하려다 보니 정부나 민간이 돈을 쥐어주며 생자로 네가 해보라는 식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센터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관 주도의 창업 지원이 효과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며 다면 "디캠프는 생태계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다는 전제를 두고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을 하려는 사람과 창업에 성공한 사람이 모두 다 같이 이 공간안에서 협업하고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은 용광로 철학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연결 경제나 창조 경제와도 상통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10억 주고 좋은 팀(프로젝트)을 살 수 있는데도 굳이 15억 들여 내부에서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떤 특정한 기업만의 잘못이라고 말하긴 쉽지 않다. 혁신을 이루기 위해 대기업은 인수합병(M&A)으로 성공한 벤처기업 사례를 다수 만들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M&A 효과는 외부에서 수혈한 인재가 내부 혁신 기운을 유지해내는 효과가 있지만 국내 M&A환경은 그렇지 못하다"며 "M&A를 통한 무조건적인 '융화'보다는 '새로움' '새바람'을 내부에 수혈하려는 과정을 이룩하려는 노력이 기업의 장기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런 M&A가 투자 회수가 활발히 이뤄지는 선진국형 시장 구조를 만들어갈 것 이라고 덧붙였다.
디캠프를 창단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지난해 5월 30일에 생겼다. 대상자는 관련 기관 추천을 받거나 창업 동아리.교육.프로그램.경진대회 등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등록은 온라인(http://www.dreamcamp.co/)을 통해 받는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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