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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우리투자증권, 독자적 신용평가…신평사에 도전장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0초

국내 200개사 등급 산출해 기관 투자자에 제공

"시장변화에 대응 못하는 신평사들 못 믿겠다"
단독[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내 최대 채권 인력 풀을 자랑하는 우리투자증권이 신용평가사를 상대로 도전장을 냈다. 자체적으로 '우리신용등급'이란 이름의 신용등급을 산출, 기관투자자에게 배포한 것. 증권사가 기업 신용등급을 직접 산출한 건 국내외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독자'등급과 '최종'등급을 포함한 신용등급을 산출해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ㆍ기관 투자자에게 최근 제공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한국기업평가의 평가방법론을 활용했는데, 일부 기업에 대해선 현재 신평사 등급보다 낮은 등급을 부여했다. A사는 'A0'에서 'A-'로, B사는 'A+'에서 'A0'로 떨어졌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크레딧(회사채) 팀장은 "신평사들이 지나치게 친기업적으로 등급을 부여하고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하지 못해 비효율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며 "신평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증권사 중심의 크레딧 분석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 신용등급 평가는 한기평,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평사들만의 몫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소위 웅진 사태 이후 '신평사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라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해외와 달리 국내는 신용 평가가 지나치게 신평사에게 의존돼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금융당국이 도입을 보류 중인 독자등급까지 직접 발표했다. 독자등급은 모기업(공사의 경우 정부)의 지원 가능성은 배제한 채 해당 기업만을 평가해 산출한 등급이다. 예컨대 최종등급이 'BBB+'인 C사는 지주사의 지원을 제외한 독자등급은 'BBB0'로 나왔다. 지난해 정부가 도입하겠다는 말만 하고 미적거리자 증권사가 직접 나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신 팀장은 "공사채나 은행채에 리스크가 발생해도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야 한다는 게 글로벌 추세"라며 "우리도 독자등급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우리투자증권 정도의 인력 구성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작업"이라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좀 더 다양한 신용평가 정보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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