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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工事도 분리발주 '부실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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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공사 분리발주 확대 움직임
검증 안 된 업자들 가릴 자격심사 없어 안전성·전문성 논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분리발주 의무화는 환경전문공사 업체들의 오랜 바람이다. 현재 수질, 대기, 소음진동 뿐 아니라 상·하수도, 폐기물, 재활용 등 환경 분야의 전문 업체들이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선 분리발주가 꼭 필요하다."


한 환경부 공무원은 최근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분리발주 제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린다며 '공공공사 분리발주 원칙' 조항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업계의 민원이 봇물 터지 듯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분리발주란 시설물 하나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통신이나 소방, 전기 등 공종별로 시공 주체를 따로 정하는 것을 지칭한다.

현재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는 환경부문 건설공사를 따로 발주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기재부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8조에 담긴 공공공사 일괄발주를 원칙으로 하되 분리발주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현행 법규를 개정, 정반대인 분리발주를 원칙으로 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자칫 정권 초기 포퓰리즘 정책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 보호도 좋지만 공사의 품질과 효율성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지난 정부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소방 분야와 함께 환경전문공사의 분리발주 문제는 논란의 대상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전문기업 발전의 한 방법으로 공공공사 분리발주 논의는 꾸준히 있었다"면서 "하지만 국토부와 종합건설업체의 반발이 심해 지금까지 미뤄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환경전문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들의 안정적인 수주를 위해 입찰 시 전문영역과 공사금액을 기준으로 입찰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공사와 정보통신공사, 소프트웨어(SW) 등과 같이 환경전문업체도 분리발주를 통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현행법은 환경 관련 공사 중 수질, 대기, 소음·진동 공사에 대해서만 분리발주를 시행하고 있다.


환경부와 관련 업계는 이외에 상·하수도, 폐기물, 재활용, 가축분뇨 등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환경오염물질 발생을 예방·점감하거나 오염된 환경을 복원하는 시설·설계·기구 등도 환경전문공사로 포함시켜 별도로 사업자를 선정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들 공사의 경우 현재 따로 등록돼 있는 면허가 없다는 데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관련 공사의 경우 면허 분류가 따로 돼 있지 않은 게 많다"면서 "하지만 해당 분야를 전공한 일정 학위 이상의 엔지니어가 있을 경우 면허가 있는 것과 동일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의 전문성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환경공사업계는 분리발주와 함께 관련 면허를 신설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국가계약법 뿐 아니라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이 필요하며 업역 간 밥그릇 싸움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일감이 줄어든 마당에 전문업종 몫을 따로 떼어주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환경전문업계의 상·하수도 공사를 환경전문공사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수도 공사는 전체 공사의 기초를 닦는 것이며 한 건축물 뿐 아니라 도시의 물 흐름을 봐야하는 전문적인 공사"라며 "환경전문업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실장은 최근 분리발주에 대한 논란에 대해 "중소건설사를 살리는 데 분리발주 만이 능사는 아니다"면서 "그 동안 지적된 종합건설사와 하도급업체 간 문제는 하도급법, 공정거래법 등을 통해 강하게 처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지적돼 온 과도한 규제는 풀되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급격한 변화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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