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체질개선 신호탄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90%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코스닥시장 체질개선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9일까지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대금 중 개인투자자가 거래한 금액의 비중이 89.93%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이 9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철저한 개인투자자 위주의 시장이었던 코스닥시장에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2009년 93.6%에 달했던 코스닥시장 개인 거래비중은 2010년, 2011년, 2012년에도 92%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기관과 외국인의 참여가 늘어나는 데 특히 주목했다. 김희성 한화증권 미드스몰캡(중소형사) 팀장은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개인에 비해 중장기로 투자하는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당연히 수급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 건설, 화학 등 유가증권 쪽 대형주의 실적 부진의 반사이익 덕도 봤다. 기관과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코스닥의 전기전자(IT) 부품주와 모바일 부품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코스닥시장 기업에 돈이 몰리게 된다는 얘기다.
반면 코스닥시장이 가진 구조적 한계 때문에 전고점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상장사는 대부분 납품업체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유가증권시장과 별개로 코스닥시장이 전고점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정부가 증권시장 주가조작 문제를 집중 조사하면서 코스닥시장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 최근 신용거래융자가 급증하면서 과거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 역시 코스닥시장 상승 동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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