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주요 방송사와 일부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19일 오후 일제히 마비돼 비상이 걸렸다. 국정원과 청와대 등은 북한의 사이버 테러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피해 상황 및 원인 파악에 나섰다.
경찰청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0분 현재 피해 사실이 확인된 곳은 KBS, MBC, YTN 등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이다. 이 회사들의 정보 전산망은 오후 2시쯤부터 전면 또는 일부 마비됐다.
이와 관련 KBS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후 2시께부터 사내 전산망이 마비돼 아무런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와 YTN 관계자도 전산망 다운 사실을 밝혔다. MBC 관계자는 "방송은 제대로 나가고 있지만 전체 전산망이 다운된 게 맞다"고 전했고, YTN 관계자는 "사무실 전산망은 물론이고 방송용 편집기기도 다운됐다"며 "원인을 파악 중인데 방송에도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방송사들은 모두 LG유플러스 통신망을 이용하고 있어 LG 유플러스 측이 원인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들 방송국의 경우 통신망은 타사 통신망까지 복수로 사용하기에 LG유플러스 통신망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해킹 가능성까지 폭넓게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회사들의 전산망도 마비됐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 전산망이 이날 오후 2시20분쯤부터 장애를 일으켜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인터넷뱅킹과 ATM은 물론 창구에서의 업무도 멈춰선 상태다.
신한은행 인터넷 뱅킹에 로그인 하면 오류 메시지가 나오며 접속이 안 되고 있다. 스마트폰 뱅킹의 이용도 중단됐다. ATM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며 전산 단말기가 필요한 창구 업무도 진행이 안 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산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켰으며 현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에서도 같은 시간 전산 장애가 발생해 인터넷 뱅킹과 지점의 단말기 등 전산 관련 업무가 마비됐다. 농협은행 본점에서는 인터넷 연결을 차단한 상태며 일부 지점에서는 단말기가 꺼지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농협은행 측은 바이러스를 의심하고 있지만 현재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과 국정원, 청와대 등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사이버 테러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원인 및 피해 실태를 파악 중이다. 경찰청은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요원들을 각 방송사 등에 급파해 원인을 조사 중이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사태파악에 나선 상태다. 정부는 전세계적인 사이버강국인 북한이 독수리훈련과 키 리졸브 훈련 등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사이버 테러를 가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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