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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금융 선진화와 고졸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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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금융 선진화와 고졸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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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얼마 전 은행권 사람들과 식사를 하면서 학력과 인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과거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지만 SKY(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출신이 많고 학력이나 학연을 따지는 인사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얘기가 주를 이뤘다.


이들과 나눈 얘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예전부터 은행권은 일반 기업에 비해 연봉도 높고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화이트칼라 일자리라는 이유로 고학력자들이 몰렸다. 지식이 높은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일하다 보니 은행들의 인적자원 수준은 매우 높아졌다. 하지만 고학력 선호 문화가 학력에 따른 인사와 차별을 낳게 했다. 이로 인해 은행들의 조직혁신과 인재육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최근 은행권에서 학력 인플레를 해소하기 위해 고졸 인력 채용을 확산하고 있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졸 채용을 독려하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은행권 내부에서도 고학력 선호 문화를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고졸 취업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85명의 고졸 직원을 선발해왔다. 올해에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최근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특성화고 채용설명회 자리에 참석해 "능력에 따른 차등은 있을 수 있어도, 학력에 따른 차별은 있을 수 없다"며 고졸 채용에 대한 의미를 밝히기도 했다. 이 행장은 채용설명회 부스에 직접 나가 학생들과 상담을 할 정도로 고졸 인력 채용에 대한 열정이 높다.


IBK기업은행도 올해 고졸 채용 규모를 지난해 수준인 110명으로 정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140명, 40명의 고졸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올해는 중소기업 인턴 경험자를 별도로 선발하는 '파격 채용'까지 시도한다.


고졸 인력을 글로벌 전문가로 키우려는 노력도 늘어나고 있다. KDB금융그룹은 지난달 23일 금융권 최초 사내대학인 KDB금융대학교 개교식을 가졌다. 금융대학교는 취업ㆍ학업 병행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졸 채용을 확대하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 자리에서 강만수 그룹 회장은 "KDB금융대학교가 금융에 관한 최고 인력을 양성하는 요람이 되도록 최대의 노력을 하겠다"며 "이론보다는 실무 중심의 교육을 통해 SKY 대학 출신을 뛰어넘는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학력이 아닌 능력으로 인재를 육성하려고 힘쓰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학력이 아닌 능력 있는 우수한 인력을 키우게 되면 은행들의 경쟁력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의 변화가 증권, 보험 등 다른 금융권에까지 널리 확산되면 대한민국의 금융 선진화도 앞당겨질 수 있다.


은행권의 고졸 채용 확산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고졸 채용을 늘린다고 해서 뿌리 깊게 박힌 금융권의 고학력 문화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은행들의 조직문화에 자리를 잡게 되면 고학력 선호 문화는 물론 학력이나 학연에 따른 인사 차별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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