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북한 도발 이후 대형마트 가보니···사재기 없고 대형마트 휴무와 서울시 대형마트 판매제한품목에 불편·불만 가중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북한 도발이요? 북한에서 지도자 바뀌면 진행되는 연례행사 아닌가요. 이젠 익숙해지고, 면역력이 생겨서 괜찮아요. 그보다는 당장에 대형마트 휴무가 더 불편하네요."
10일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김민정(35·가명)씨는 자주 가던 동네 대형마트가 아닌 용산구에 위치한 대형마트로 왔다. 동작구에 사는 김 씨는 문을 연 대형마트를 찾기 위해 애를 먹었다. 이날은 대형마트 자율 휴무날로 서울시내 이마트 31곳, 홈플러스 16곳 등 대형마트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문 연 곳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 씨는 "천안함 사건 때는 불안해서 라면이나 생수 등을 한 박스 정도 미리 사두기는 했다"며 "그 이후로는 언론 보도만 있을 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비상식량으로 분류되는 라면, 즉석밥, 생수 등도 매출 변동이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문을 닫은 대형마트가 많아 사람이 몰려 영향을 받는 정도였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 집계해보지 않아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진열된 라면을 보니 그렇게 많이 나간 것 같지는 않다"며 "북한 행동에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라면의 경우 박스째 사가는 사람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고, 5개 들이 봉지를 사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생수와 즉석밥 등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는 사람들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주부 김중숙(50)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장 보는 품목을 골랐다"며 "앞으로 서울에 있는 대형마트는 계란이나 콩나물 등을 안 판다고 하는데 그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김 씨는 "대형마트에서 어떤 물건을 사는지는 소비자들이 선택할 몫"이라며 "그것을 나라에서 지정해 못 팔게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씨의 장바구니에는 계란, 우유, 시리얼, 세제 등이 담겨 있었다. 지난 8일 서울시는 대형마트 판매제한품목 51가지를 선정한 바 있다.
편의점이나 SSM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부분 SSM은 자율 휴무로 문을 닫았고, 편의점은 평소 방문객 수와 비슷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언론 보도에 대한 의식 수준도 높아지고 있고 최근엔 워낙 자주 북한 관련 보도가 전해지다 보니 사재기 등의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북한이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는 한 판매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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