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올 상반기 분양시장 최대어인 동탄2신도시 3차 동시분양이 최종 0.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6000여가구를 내놓은 후 4700여건의 청약이 이뤄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요자들은 브랜드ㆍ중소형ㆍ저분양가의 3박자를 갖춘 물량에 몰렸다. 하지만 취득세 감면,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그나마 선방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우건설, 롯데건설, 호반건설, 신안, 대원, 이지건설 등 6개 업체의 동탄2신도시 3차 동시분양에서 5938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총 4728명이 몰렸다. 앞서 지난해 진행된 1~2차 동시분양과 비교해 다소 초라한 성적표다.
이런 가운데서도 호반건설 물량은 유일하게 청약접수가 완료됐다. 5개 주택형 917가구에 1089명이 접수, 평균 1.1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59㎡A형의 경우는 232가구 모집에 293명이 몰려 1.26대 1을 기록했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59㎡와 84㎡형으로만 구성한 전략이 통했다. 특히 호반건설은 지난 1차에 이어 동탄에서만 2번 연속 마감 행진을 이어갔다. 판상형과 탑상형의 혼합 배치, 중소형 평형 혁신화 등이 유효했다는게 호반건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우건설도 1309가구 모집에 1439명을 끌어모으며 평균 1.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체 7개 주택형 가운데 59㎡C를 제외한 6개 타입을 털어냈다. 앞선 1·2순위에서 선방한데 이어 이날 진행된 3순위에서도 줄줄이 마감했다. 최종 잔여분은 단 100여가구로 93%의 판매율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브랜드는 물론 분양가와 중소형 평면에서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분양가는 3.3㎡당 평균 970만원으로 최저가를 내놨고 중소형 면적에도 특화 평면을 적용했다. 앞선 1~2순위에서 4베이 물량이 가장 먼저 마감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평면을 내놓은 롯데건설은 3순위에서 선전했다. 1·2순위 0.2대 1의 경쟁률은 3순위에서 0.6대 1로 뛰었다. 특히 122㎡형 일부 타입을 모두 털어내는 등 최종 잔여 물량은 1100여가구에서 600가구로 줄였다. 동탄2신도시내 중대형 물량에 대한 희소성이 마지막 수요층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대원은 135㎡를 제외한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신안, EG건설도 모든 주택형에서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3차 동시분양이 저조했던 원인을 입지와 분양가에서 찾고 있다. 우선 앞서 지난해 분양된 물량이 대부분 시범단지내에 위치한데 비해 이번 물량은 동탄역과 멀리 떨어져 있다. 실제 1~2차 물량은 입지를 앞세워 청약 조기마감을 기록했다.
최대 변수로 꼽히던 분양가도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으며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실제 3차 분양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043만원으로 각각 1028만원, 1041만원을 기록했던 1, 2차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 1차 분양이 59~84㎡의 중소형 위주로 이뤄진 점, 2차가 74~128㎡의 중대형 위주로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중소형 위주의 3차가 더 비싸다고 생각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 동시분양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 역시 “앞서 분양때보다 동탄역과 멀어졌지만 가격은 더 낮추지 못했던 점이 실패의 원인”이라며 “호반건설과 대우건설의 선전, 롯데건설의 3순위 반전, 나머지 건설사들의 부진을 종합하면 결국 브랜드와 분양가, 중소형의 필수 3요소가 증명됐다”고 말했다.
분양, 이사철을 맞았지만 호재책을 묶어 기대감을 반감시킨 국회도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 현재 국회에 계류된 정책은 주택 취득세 6개월 감면, 분양가상한제 폐지,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으로 모두 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요소로 꼽힌다. 최우선 순위로 통과가 예상됐던 취득세 감면 연장이 2월 임시국회에서 불발돼 시장 불안감이 확대된 것도 같은 선상에 있다.
반면 3차 동시물량에 이어 분양을 준비 중인 포스코건설과 반도건설은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3순위 선방으로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나서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지난해부터 동탄2신도시에 대규모 물량이 줄줄이 이어진데다 새 정부가 내놓은 정책 기대감마저 모두 사라졌다”며 “이번 3차 분양후 동탄역에 인근에 분양될 개별단지 물량을 잡기 위해 수요자들이 청약을 미룬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