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의 대미 유화 제스처와 상관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예상대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 3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안에 잠정 합의해 유엔 결의안이 이르면 7일께 채택될 예정이다.
앞서 북한은 제재안 도출이 임박하자 전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 극진히 대접했다. 간접적으로 미국에 대화 의사를 표명한 것이지만 미 정부는 "공식 대화 채널을 이용하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최근 3주 간 제재 방향과 수위를 놓고 중국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다가 4일 전격 합의를 이뤘다. 미ㆍ중이 합의한 결의안 초안은 5일 오전 11시(한국시각 6일 새벽 1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 비공개회의에서 회람됐다. 초안 내용에 대해 만 하루 동안 이의 제기를 하는 이사국이 없으면 의장이 전체 회의를 소집하고 표결을 통해 결의안을 채택하게 된다.
초안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존 제재 강화와 함께 새로운 제재가 추가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초안에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향후 탄도미사일 개발계획 능력을 현격히 억제하는 것과 더불어 ▲북한 선박에 대한 검사 강화 ▲밀수ㆍ밀매 등 북한 외교관의 불법행위 여부 감시 ▲북한의 국제 금융거래에 대한 감시ㆍ제한 ▲안보리의 제재를 받는 북한의 단체와 개인 수 증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안보리 비공개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북 제재안 초안은 지금까지의 대북 제재안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며 범위도 포괄적"이라고 설명했다.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도 "아직 완전한 합의에 이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추가되거나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지난번 채택된 2087호보다는 진전된 내용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나름대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세에 몰리게 된 북한은 단단히 뿔이 난 모습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5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유엔의 움직임과 곧 있을 한미합동군사연습(키리졸브)을 비난하며 ▲정전협정 백지화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활동 중지 ▲북한군-유엔군사령부 간 군 전화 차단 ▲강력한 실제적인 2ㆍ3차 대응조치 의지를 밝혔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하고 성명 발표도 김영철 인민군 정찰총국장(대장)이 직접 하게 하며 국제사회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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