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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메신저]왕족의 번성을 기원했던 개구리 장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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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보다도 매서웠던 한파도 자연의 질서 앞에서는 물러날 수 밖에 없나 보다. 남쪽에서부터 들려오는 꽃 소식에도, 여인들의 옷차림에도 어느새 봄이 가득하다.
이틀 전은 경칩이었다. 경칩(驚蟄)은 놀랄 경(驚)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자를 쓴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놀라서 땅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겨울잠을 자다 놀라 깨는 벌레가 굳이 개구리가 아니어도 되는데,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이라고 했다. 개구리를 봄의 전령쯤으로 여긴 것이다.


개구리는 옛 선인들과, 때로는 신령한 존재로, 때로는 귀찮은 존재로, 또는 가까운 친구처럼 지내왔다. 선덕여왕이 개구리 떼의 울음소리를 듣고 잠복해 있던 적군을 패퇴 시켰다는 기록은 개구리를 예언적 능력을 지닌 신령한 동물로 여겼음을 말해준다.

움츠렸다가 멀리 뛰는 개구리의 행동양식을 본받고자 문인들은 연적을 개구리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고, '개구리가 집에 들어오면 복이 들어온다'고 해 개구리를 재복신(財福神)으로도 여겼다. 뿐만 아니라 알에서 올챙이로, 다시 개구리로 변신한다는 특징을 상서롭게 여겨 개구리를 왕과 같이 존귀한 인물의 탄생 설화에 활용하기도 하고, 왕권의 후계자를 금빛 개구리(金蛙)로 상징화하기도 하였다.


개구리에 대한 여러 가지의 좋은 이야기들이 많지만, 한번 번식할 때 수백 개에서 수천 개까지 산란하는 출산 특성 때문에 자손번영이라는 상징성을 빼놓을 수 없다.

재미있는 것은 개구리가 여인네의 머리 장신구 모티프로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여인들의 장신구, 더구나 머리에 얹는 장신구로 사용된 예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첩지가 바로 그것이다.


첩지는 조선시대 내명부나 외명부가 예장을 갖출 때에 올렸던 머리장식이다. 금속으로 봉(鳳)이나 개구리를 만들고 긴 머리카락을 양쪽으로 이었다. 머리 가리마 중앙에 이 첩지를 올린 후 양쪽의 머리카락을 뒤로 돌려 쪽을 지은 것이었다. 봉첩지는 도금하여 왕비만이 사용하였고 그 외에는 은 또는 흑각으로 만든 개구리첩지를 장식하였다.


첩지는 그 자체로도 독특한 장신구이지만 장식 주체를 개구리로 했다는 점이 더욱 특별하다. 다산(多産)이라는 생물학적 특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특히 왕 하나만을 바라고 사는 그 많은 궁궐내의 여인들이 왕의 아이를 많이 낳고 싶다는 염원을 머리 꼭대기에 올렸던 듯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왕족의 번성이 나라의 번영이라는 믿음과 일치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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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OECD는 장기경제전망 통계에서 2039년 한국경제성장률이 0%대로 추락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저 성장 국가가 될 것이라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급락 이유로 2018년 이후 고령화와 생산가능 인구 비율 감소에 다른 인구배당효과(생산가능 인구 비율 감소에 다른 인구배당효과) 소멸을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왕실에서나 민간에게나, 많은 자손을 가진다는 것은 복중의 복이다. 뿐만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 역시 그렇다. 그 같은 축복을 조왕신 앞에 찬물 떠놓고 빌던 민족이, 지금은 '저출산이 국가의 존립을 흔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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